중장년층 남성들 사이에서 주로 인기 있던 색소폰 연주가 20~30대 여성들의 취미로 떠오르고 있다. 인천에 사는 직장인 유지나(26)씨는 지난해 색소폰을 배우기 시작했다. 피아노와 바이올린 등 이미 잘 다루는 악기가 있지만, 보다 힘이 느껴지는 악기에 도전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유씨는 "젊은 여자가 배우기엔 눈치 보이고 진입 장벽도 높아 망설였는데, 요즘 인스타그램에 또래 여성이 색소폰 연주하는 모습이 많이 올라오는 것을 보고 배우기로 했다"고 했다.
색소폰 레슨과 판매 업체들도 젊은 여성 고객 증가를 체감한다. 색소폰 판매와 레슨을 하는 회사인 광스뮤직 관계자는 "2~3년 전만 해도 40대 이상 남성 고객이 전부였는데, 최근 직장 다니는 젊은 여성 손님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며 "주로 아버지가 불던 색소폰을 물려받아 불거나, 플루트처럼 관악기를 취미로 하던 여성들이 그다음 단계로 색소폰에 도전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색소폰은 잘 불려면 타고나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힘찬 폐활량을 요구한다. 무게도 2~5㎏으로 무거워 여성이 쉽사리 도전하지 않는 악기로 알려졌다.
온라인 쇼핑몰 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1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20~30대 여성의 색소폰 구매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238% 증가했다. 이진용 옥션 리빙레저실장은 "주 52시간 근무제가 곧 시행되는 등 여가 시간이 늘며 직장 여성들이 평소 배우기 어려웠던 악기에 도전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