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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지옥 된다고? 인간은 그냥 둘 바보 아니야

입력 : 2018.06.29 22:45

전염병 확산으로 1억 이상 죽고화석연료 때문에 온난화에 빠져?세상엔 늘 비관론 판치지만낙관적 태도로 해결책 찾아야

'비관이 만드는 공포 낙관이 만드는 희망'
비관이 만드는 공포 낙관이 만드는 희망|그레그 이스터브룩 지음|김종수 옮김|움직이는 서재|504쪽|2만5000원

"식량 증산 속도는 인구 증가를 따라잡을 수 없으며 인류는 결국 기아의 고통 속에 빠질 것"이란 맬서스의 예언은 완전히 틀린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그에겐 틀려도 될 핑계가 있었다. 맬서스는 1950년대 '녹색혁명'이 가져다줄 비약적 식량 증산을 예상할 수 없었다.

그런데 녹색혁명 후에도 식량 위기에 대한 경고는 끊이지 않았다. 1967년 출간된 '1975년 대기근'은 인류가 1975년 이전에 식량난으로 인해 전 지구적 폭동을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물론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현실은 그 반대로 전개돼 왔다. 1961년 7억6000만t이던 전 세계 곡물 생산량은 2015년엔 24억t으로 급증했다. 인구가 2배 늘 때 식량은 3배로 뜀박질한 셈이다. 150년 전엔 인류의 90%가 영양실조에 빠져 있었지만 오늘날 그 비율은 13%로 줄었다.

저자는 이런 비관주의적 접근은 귀에 솔깃하지만 빈곤 해결에 방해가 될 뿐 아니라 대안도 제시하지 못한다며 "분배문제 개선책을 찾는 게 정답"이라고 지적한다.

보건·위생에 대한 인간의 공포는 식량 부족에 대한 우려를 압도한다. 2005년 조류독감 유행 당시 최고 1억5000만 명이 죽을 수 있다는 전망에 온 지구가 벌벌 떨었다. 실제 사망자는 약 450명이었다. 2012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때도 사망자는 500명에 불과했다. 그해 욕조에서 익사한 사람 수보다도 적은 수치다. 환경보호론자들도 불안에 가세한다. 그들은 곡물 생산과 육류 소비를 위해 인간이 산림을 파괴해 왔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지금은 맞지 않는 주장"이라고 반박한다. 고수확 농업기술의 발전으로 인간은 전보다 더 좁은 땅에서 더 많은 것을 수확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덕분에 2050년이면 인도 크기에 맞먹는 7억5000만 에이커의 농지가 자연 상태로 돌아가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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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청명해진 LA 스모그 없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청명한 하늘. 그러나 1970~80년대 로스앤젤레스는 자동차에서 내뿜는 배기가스 오염으로 악명 높은 도시였다(오른쪽 사진). /위키피디아
자동차·비행기 내연기관과 석탄화력발전이 지구를 미세 먼지 지옥으로 만들고 온난화 수렁에 빠뜨린다는 지적도 오류로 드러나고 있다. 화석을 태우는 발전 방식이 태양광·풍력·원자력 발전 등으로 대체되면서 더 적은 양으로 더 많은 에너지를 생산하면서도 환경오염 부담은 줄고 있다. 매연을 내뿜는 자동차 내연기관은 수소 전기차 등으로 대체될 것이 분명해졌다. 1970년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선 1급 스모그 경보가 연간 125번 발령됐지만 지금은 연간 10회 아래로 떨어졌다.

미래에 대한 저자의 낙관은 인류 문명 전반에 대한 긍정으로 이어진다. 인류는 두 차례 세계 대전을 겪었지만 그 후 전쟁 사망자 수도 꾸준히 줄고 있다. 2015년 전쟁으로 인한 사망자는 전 세계적으로 7만명당 1명꼴인데, 이는 인류 역사상 가장 적은 수치다. 저자는 인류의 미래를 낙관하는 근거로 ▲민주주의 확산 ▲국가 간 교역 증가 ▲미 해군의 절대적인 힘의 우위로 유지되는 팍스 아메리카나 등을 꼽는다.

다만, 너무 여러 분야를 다루다 보니 논의가 깊지 않다. 예를 들어 태양광이 석탄 화력을 대체할 것이라고 전망할 뿐, 장마가 있는 한국처럼 태양광 발전에 제약이 있는 나라를 위한 대안 제시가 없다. 미국이 연방세를 50% 올려 소득 하위 계층 20%에 나눠줘도 1인당 2000달러밖에 안 돌아가니 세금 인상으로 빈곤을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선 정작 기본소득제를 도입하자고 주장한 것도 자기모순이다. 기본소득의 재원은 어디서 마련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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