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춘양’의 뜻을 아세요? 80년 전통의 경북 봉화 ‘춘양 오일장’

  • 시니어조선

입력 : 2018.08.21 10:52

‘가는 날이 장날’이라는 속담이 있을 만큼 오일장은 우리네 삶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사진/ 트래블바이크뉴스

매월 4자와 9자가 들어가는 날은 봉화 억지춘양 오일장이 열리는 날이다. 춘양 장터는 현지인, 여행객이 한데 어우러지며 생기 있는 풍경을 연출하는 공간으로 날 잡아 한 번쯤 방문할 만하다.

과자도 먹어 가며 여유 있게 장사하시는 어머니들. 사진/ 트래블바이크뉴스
봉화 억지 춘양시장은 80여 년 전 봉화 오지를 떠돌던 등짐장수들이 춘양 읍내에 장을 형성한 것에 기원을 두고 있다. 사진/ 트래블바이크뉴스

마트와 백화점의 위세에 밀려 점점 사라져 가는 전통시장. 그중에서도 오일에 한 번 열리는 오일장은 우리 고유의 시장 풍속으로 ‘가는 날이 장날’이라는 속담이 있을 만큼 우리네 삶과 밀접한 연관을 맺어 왔다.

그중 봉화 억지 춘양시장은 80여 년 전 봉화 오지를 떠돌던 등짐장수들이 춘양 읍내에 장을 형성한 것에 기원을 두고 있다. 청정지역에서 갓 채취한 다양한 산나물, 과일, 약초, 채소를 구매할 수 있어 서울 사람도 일부러 찾는다.

춘양이라는 지명은 춘양목이라 부르는 금강송에서 유래했다. 봉화 울진 일대에 흔한 금강송. 사진/ 트래블바이크뉴스

한편 춘양이라는 지명은 춘양목이라 부르는 금강송에서 유래했다. 억지춘양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유래가 있지만, 영동선이 만들어지던 1955년 춘양 출신 국회의원 정문흠이 자기 고향으로 억지로 철로를 끌어오는 과정에서 생겼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당시 거의 완성된 선로를 변경하면서 터널을 뚫는 등 온 마을이 시끌벅적했는데 이때 억지춘양이라는 말도 나왔다고 한다.

순리대로라면 법전역에서 녹동역으로 바로 기찻길이 이어져야 하지만 이상하게 이곳만 오메가(Ω) 형상으로 선로가 구부러져 있다. 춘향전의 변학도가 춘향에게 억지로 수청 들게 한 데서 나온 것으로 오해했다면 이 기회에 잘 알아두자.

춘양이라는 지명이 금강송에서 왔지만 춘양시장 일대 가로수는 마가목이다. 사진/ 트래블바이크뉴스

춘양이라는 지명이 금강송을 뜻해도 춘양시장 일대 가로수는 마가목이다. 마가목이라는 이름은 봄에 나무의 새순이 말의 이빨처럼 힘차게 돋아난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다. 말 마(馬), 어금니 아(牙)를 써서 처음에는 마아목(馬牙木)이라고 불렸으나 차츰 마가목으로 굳어졌다고 한다.

마가목은 생존력이 강하면서도 체구가 작아 비좁은 도로 가로수로 인기가 높다. 마가목은 잎, 줄기, 열매 모두 한약재로 쓰이는데 열매는 여름 한 철 노란색이었다가 가을로 가면서 붉게 익는다.

춘양 장터는 봉화 읍내에서 다소 떨어진 울진 방향 춘양면 소재지에 있지만, 서울 동서울 터미널에서 시외버스 편이 있어 방문이 어렵지 않다. 서울 동서울 버스터미널에서 춘양 방면 버스를 타면 3시간 10분 만에 억지 춘양시장에 닿을 수 있다. 운임은 성인 기준 2만 3,200원.


기사 제공 : 트래블바이크뉴스(www.travelnb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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