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8.29 15:08

남녀노소 불문하고 평생을 사는 동안 일에만 매진하며 사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한 가지 이상 취미 활동을 하면서 살아간다. 물론 일부 극소수는 일을 취미로 하며 사는 이도 있으리라 본다. 이런 분들은 과거 70년대 대한민국 과도성장기 과정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살던 7‧80년대 우리 아버지 세대일 것이다.

취미는 일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다른 세상을 접하게 해주면서 삶을 보다 풍요롭게 만들어 주는 일종의 활력소다. 취미를 좀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연령에 따른 취미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는 사실도 깨닫게 된다. 예를 들면, 20대는 한창 혈기 왕성한 나이이기에 격하게 몸을 사용하는 취미를 주로 갖는다. 유도처럼 상대와 격렬하게 몸싸움을 한다든지 혹은 산악자전거로 높은 산을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위험을 즐기는 것 등 다방면의 취미가 존재한다.

15m 물속 세상

나이가 들수록 취미에 대한 선택의 폭이 좁아지는 것은 당연지사일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신체 나이도 같이 나이가 들면서 점점 기력을 잃어간다. 이에 신체 나이에 맞는 취미 활동을 하는 것이 보편적인 사람들의 생각일 것이다. 하지만 때로는 흐르는 세월에 너무 순응하면서 살아가는 것에 반감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나이에 맞는 취미 활동과 운동을 하는 것이 본인의 건강과 행복지수를 높이기도 하지만 이러한 공식이 모든 이에게 적용될 수는 없는 것이 또한 세상 이치이다. 필자 또한 그런 부류의 한사람이라 생각한다.

올 8월 초 반백년을 넘게 같이 살아온 친구 두 명과 새로운 취미에 도전했다. 여러 가지 장비를 갖추고 물속을 탐험하는 소위 말하는 스킨 스쿠버라는 취미이다. 처음에 접했을 때는 장비를 갖추고 단순히 물속에서 공기탱크를 통해서 호흡하는 정도로만 알고 도전했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이 취미를 즐기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건강검진을 통해 본인의 건강상태를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물속은 물 밖의 세상과 환경이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10m 물속은 지상보다 공기 밀도는 2배이며 공기 부피는 2분의 1 수준이다. 따라서 심장에 무리를 많이 줄 수 있다. 특히 심혈관 계통 질환을 앓고 있는 이에겐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 역설적으로 말하면 건강 상태가 양호한 사람만이 즐길 수 있는 것이다.

다이빙 지역
한국 속담에 ‘고통은 쓰나 그 열매는 달다’라는 말이 있다. 나이 든 이에게 이러한 취미가 힘에 부칠 수 있다. 그러나 도전해 볼 만한 매력은 분명히 있다. 50년 이상 지상에서만 살았지 물속 세상은 겪어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 늙기 전에 지상이 아닌 물속 세상을 한번 경험하는 것도 평생을 살아가면서 가치 있는 삶이라고 판단한다.

그러나 섣불리 덤벼들기에는 쉽지 않은 취미 활동이다. 한국 속담을 하나 더 들자면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이 있다. 즉, 멀고 익숙하지 않은 곳인데도 친구가 있기에 따라간다는 의미이다. 원래 자신은 할 마음이 없었는데 친구가 하니까 덩달아 하게 될 때도 비유하는 말이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스킨 스쿠버라는 새로운 취미에 도전했고 쉽지 않는 그 도전을 하면서 무사히 해냈다는 자부심도 느끼게 되었다.

100세 시대. 안전하고 편안한 취미 활동도 중요하다. 하지만 때로는 약간의 두려움도 있지만 그것을 극복하고, 힘에 부치지만 이를 극복했을 때 느끼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취미 한‧두개 갖는 것도 의미 있는 것이라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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