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육지는 가을바람이 최고조에 이르렀지만 제주는 다르다. 추위보다는 섬 특유의 감성이 더 진하게 느껴진다. 이에 제주관광공사에서 늦가을 여행자의 감성을 저격할 만한 10가지 경관을 소개했다. 이번 달 특별한 여행 계획이 없다면 제주도를 방문해 깊은 가을의 향기에 취해보자.
길 위의 늦가을 ‘올레 6코스’
늦가을 감성에 젖어 깊이 사색하고 싶다면, 서귀포 보목동 해안을 따라 걷는 6코스를 추천한다. 쇠소깍에서 외돌개 제주올레 안내소까지 이어지는 이 코스로 보통 발걸음으로 5시간 거리로 하루 날 잡아 떠날 만하다.
푸른 바다 옆 평탄한 해안길, 살짝 가파른 제지기 오름을 지나, 시원한 물줄기가 쏟아지는 정방폭포와 서귀포 시내의 이중섭 거리를 거치노라면 이마에는 송골송골 땀방울이 맺힐지도 모른다.
아울러 11월 1일(목)부터 3일(토)까지 5, 6, 7코스를 걷는 ‘제주 올레길 걷기축제’가 열린다. 전국구 길동무들과 나란히 보폭을 맞추어봐도 좋겠다.
고즈넉한 마을 산책 ‘수산 2리 자연생태마을’
가는 가을이 아쉽다면 수산 2리 자연생태마을로 발길을 돌려보자. 청정자연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어 그 가치를 인정받은 곳으로 마을 입구 선박 형태의 전망대에 올라서면 억새꽃 찬란한 들판과 곶자왈, 크고 작은 오름, 풍차 조형물을 한눈에 굽어볼 수 있다.
마을 안쪽 ‘수산한 못’에서는 고즈넉한 분위기를 즐긴 후에는 낭끼오름 전망대로 이동해보자. 저 멀리 성산일출봉까지 환히 내다보인다. 수산 2리는 가을빛 자연이 내뿜는 숨소리에 심신이 정화되는 곳.
항파두리 항몽 유적지 ‘비밀의 정원’
제주도는 대한민국 면적의 1.8%에 불과하지만 이 작은 섬이 그동안 겪은 아픔은 한반도 크기를 넘어선다. 13세기 말, 몽골의 침략으로 고려 무신정권이 무너졌던 그때 제주만큼은 외세에 대항해 끝까지 결사항전했다.
이로 인해 100여 년간 제주는 전쟁의 고통 속에 살아야 했다. 항파두리 항몽 유적지는 삼별초의 중심 방어시설로 현재는 발굴 터와 전시관을 통해 당시의 치열했던 현장을 재현한다.
토성 안쪽 부지는 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보여주는데, 10월 말부터 잎이 빨갛게 물드는 참빗살나무숲은 12월 초까지 절정에 이른다. 평일, 주말 오후 6시까지 개방.
하늘과 숲, 바다의 삼위일체 ‘들렁모루’
정상에 속이 빈 바위가 있다고 해서 ‘들렁모루’라고 불리는 중간산은 푸른 바다, 흰 구름, 가을 숲을 한 장소에서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들렁모루는 숨겨진 서홍동의 비경으로 제주에서는 보기 힘든 대나무 숲 터널을 지나 조금만 더 올라가면 만날 수 있다. 고인돌처럼 생긴 바위가 보이면 정상에 다다른 것. 정상에 서면 바위 위로는 하늘이, 발아래로는 숲이, 정면에는 서귀포 앞바다가 펼쳐진다.
시계가 좋은 날에는 오른쪽으로 각시바위, 고근 산, 범 섬이 왼쪽으로는 제지기 오
름, 섶 섬, 문 섬, 삼매봉치 모두 관찰된다. 작은 산책로가 선사하는 가을날의 베스트 경관 놓치지 말자.
우리나라 항일운동의 시초 ‘법정사’
3․1운동이 항일투쟁의 시작으로 알려져 있으나, 1918년 10월 ‘법정사 항일운동’이 사실상 먼저였다. 서귀포 법정사 승려들은 민간인과 함께 조직적인 항일운동을 계획해 투쟁을 일으켰고, 이틀간의 항거 끝에 일제에 의해 제압되었다.
올해는 ‘법정사 항일운동’ 100주년이 되는 해. 법정사는 한라산 동백 길 안내소 인근 ‘무오법정사 항일운동발상지’ 안내판 옆 샛길로 들어가면 만날 수 있다. 대웅전은 일제에 의해 불태워져 현재는 흔적만 남아있다.
기사 제공 : 트래블바이크뉴스(www.travelnb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