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01.16 16:12

나이 100세.

모 방송국 아침 프로에서 올해 100세를 맞이하신 모 대학 명예교수님의 일상사를 소개했다. 내용 중에서 그분보다 6살 연상인 어떤 분의 얘기를 들려주었다. 즉 106세 되신 분의 얘기다. 그분이 살고 있는 동사무소에서 갑자기 연락이 왔다. 이제 6살이 되었으니 내년에 초등학교 입학 관련 사전 공지를 한다는 것이다. 내용을 접한 그분은 처음엔 다소 황당해했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이해를 했다는 것이다. 동사무소 직원이 실수했다는 것이다.

동사무소 직원은 106세의 나이가 세 자리 숫자이다 보니 시스템에 어떤 사유로 입력 오류가 발생, 그래서 ‘106이 아니고 06이 맞다’라고 판단해서 106세의 나이를 6세의 나이로 둔갑을 시킨 것이다. 이 얘기는 아직도 대한민국 사회는 그만큼 100세를 넘기신 분들이 극히 드물다는 것을 방증하는 하나의 사례라 할 수 있다.

대부분 우리 인간들의 소망은 건강하다면 오래 살고 싶은 욕망이 있다. 물론 건강하지 않고 유병장수 하는 것은 오히려 즐거움보다 고통일 수도 있다. 이제 50을 넘어 50대 중반으로 달려가고 있는 필자의 경우 100세는 여전히 현실이 아닌 꿈의 숫자로만 여겨진다. 50대중반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50에 접어들어서부터 신체 이곳저곳에서 적색신호를 보내온다. 빠르게 걷기를 3km 정도 걸으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왼쪽 무릎 통증, 술은 소주 두 잔 정도만 마셔도 심근경색 증세가 나타나고, 눈은 책을 30분 이상 읽을 수 없는 상황이다.

과연 50대 중반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증상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데 과연 100세까지 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자주 가지게 된다. 필자도 태어나 가보지 않은 100세 세상을 체험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현실을 고려하면 결코 쉽게 도달할 수 있는 곳은 아님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그저 세월의 조류에 몸을 맡기면 자연스레 갈 수 있는 곳은 절대 아니다.

그럼 어떻게 100세라는 고지에 도달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을 해 본다. 규칙적인 생활과 식이요법. 장수한 분들에게 장수의 비결을 물었을 때 열의 아홉은 위와 같은 답변을 한다. 물론 두 가지를 제대로 실천했을 때 장수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충분히 공감이 간다.

그러나 필자의 경우는 위 두 가지 경우도 장수의 중요한 원인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삶의 가치를 확고히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자는 신체적인 부분이고 후자는 정신적인 부분을 의미한다.

이 말은 왜 내가 100세까지 살아야 하는 것에 대한 근본적인 부분을 건드려야 한다는 의미이다. 왜 살아야 하느냐? 100세까지. 100세 교수님의 생각을 종합해서 나름으로 결론을 내리면, 부와 명예를 100세까지 가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비록 사소하지만 내가 조금이라도 남보다 잘한다고 생각하는 일을 갖고 어려운 사람을 도우면서 사는 것이 100세까지 살아야 하는 삶의 진정한 가치인 것이다.

나이 100세. 그때의 세상으로 꼭 같이 가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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