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0.03.16 10:42

ㅇ 콤 옴보 신전 (Temple of Kom Ombo)

아스완에서 출발한 크루즈가 처음 멈춘 곳은 콤 옴보였다. 배에서 내려 걸어갈만한 거리에 콤 옴보 신전이 있었는데 이 신전은 알렉산더 대왕의 점령으로 이집트 왕국이 멸망한 이후 등장한 프톨레마이오스 왕조나 그 이후인 로마 지배기에 해당하는 BC332년~395년 사이에 세워진 악어신 소벡(sobek)과 호루스에게 바친 신전으로 이중구조를 띤 드문 경우이다.

나일강의 악어는 악명 높은 위험동물이었는데 가장 유익한 교통 수송로인 나일강을 다녀야 하는 이집트인들이 악어 공격으로부터 안전을 기원하기 위하여 소벡신에게 빌었던것이다. 그러나 지금 이집트 나일강에는 악어를 찾아볼 수 없는데 아스완 댐 건설로 물길이 막힌 뒤로는 없어졌다고 한다. 그러나 멸종위기종은 아니고 지금도 아프리카 중부지방에 서식하고 있다.

콤 옴보 신전의 모습. 붉은 사암이 지는 석양에 빛을 발하는 장면이 아름답지만 파손이 심하여 아쉽다/ 사진제공=김신묵 시니어조선 명예기자
정면 머릿돌 조각은 활짝 핀 커다란 날개와 원반(?) 모양을 감싸는 코브라 2마리로 보인다. 전설에 삼촌 세트와 싸우는 호루스가 날개 달린 원반이 되어 날아다니며 싸운 끝에 마침내 이겼다고 하는데 그 상징인 듯하다/ 사진제공=김신묵 시니어조선 명예기자
1 탑문 왼쪽 벽의 그림은 4명이 새겨져 있는데 가장 오른쪽은 식별이 어렵고 나머지 3인 중 왼쪽은 따오기 얼굴, 즉 토트(Thoth) 신으로 달, 지혜, 글의 신으로 상이집트 신 아문을 의미하기도 하며 오른쪽 매의 얼굴을 호루스이다. 토트 신과 호루스가 가운데 선 누군가를 축복하는 그림으로 보인다/ 사진제공=김신묵 시니어조선 명예기자
1 탑문의 작은 출입문 상단에도 날개 달린 원반이 새겨져 있다/ 사진제공=김신묵 시니어조선 명예기자
파피루스 기둥에 새겨진 부조. 상하 이집트 왕관을 쓴 매의 얼굴 호루스에게 두 뿔 사이에 태양 원반이 있는 미의 여신 하토르가 무언가 건네는 모습이다/ 사진제공=김신묵 시니어조선 명예기자
1 탑문을 들어서면 내부 공간에 거대한 기둥이 늘어선 열주(列柱)가 늘어서 있다. 열린 공간이 아니라 지붕이 있었던 듯 보인다/ 사진제공=김신묵 시니어조선 명예기자
콤 옴보 신전이 많이 파괴되기는 했으나 온전히 남은 벽화들은 흥미로운 그림들이다. 2 탑문 벽면의 벽화는 악어 신 소벡이 앙크를 들고 서서 지켜보는 가운데 오른쪽은 여인 2명이 상하 이집트 왕관을 씌워주는 파라오를 표현하였다/ 사진제공=김신묵 시니어조선 명예기자
2 탑문 벽화 중 훼손 없이 등장인물도 가장 많은 그림. 왼쪽부터 지혜의 신 토트와 미의 여신 하토르가 파라오의 왕관을 씌워주고 있으며 파라오 오른쪽으로는 사자 얼굴의 세크메트와 매의 얼굴 호루스가 파라오에게 생명의 열쇠 앙크를 건네는 모습이다. 이렇게 대단한 축복을 받는 파라오는 프톨레마이오스 7세로 전해진다/ 사진제공=김신묵 시니어조선 명예기자
콤 옴보 사원의 벽화 특징 중 하나는 신체의 굴곡을 있는 그대로 표현한 것이다. 이 벽화는 호루스와 하토르인데 호루스는 짧은 치마 션디트를 입고 있으나 여신 하토르는 긴치마를 입은 모습인데 젖가슴을 드러낸 채 어깨끈에 걸어 발목까지 가는 긴치마를 입었으며, 마치 씨스루인듯 복부와 배꼽, 하체의 굴곡을 그대로 표현하였다/ 사진제공=김신묵 시니어조선 명예기자
신전의 높은 지붕에는 아부심벨에서 보았던 날개 편 독수리, 진리와 정의의 여신이며 태양신 레의 딸 마아트(Maat)가 그려져 있는데 자세히 보면 채색이 되었던 듯하다. 아마 다른 벽화에도 채색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진제공=김신묵 시니어조선 명예기자
황소는 호루스의 아내, 미의 여신 하토르인데 왕권 수호를 의미한다/ 사진제공=김신묵 시니어조선 명예기자
이집트 신전에는 해독이 어려운 상형문자도 많지만 작은 그림들도 많아서 흥미롭다. 자세히 살펴보면 악어 신 소벡과 재생과 부활을 뜻하는 풍뎅이 그림들을 찾아볼 수 있다/ 사진제공=김신묵 시니어조선 명예기자
왼쪽 여인은 상이집트 왕관 헤제트를, 오른쪽 여인은 하이집트 왕관 데슈레트를 쓰고 가운데 파라오에게 상하 이집트 왕관 스켄트를 씌워주고 있다. 파라오 머리 위에는 하토르가 날개를 펴 파라오를 보호하고 있다. 가운데 파라오는 짧은 치마 션디트와 넓은 목걸이 우세크를 차고 있고 좌우 여인은 젖가슴을 드러낸 채 발목까지 오는 긴치마를 입고 배꼽과 허벅지, 엉덩이의 굴곡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사진제공=김신묵 시니어조선 명예기자

ㅇ 악어 박물관

콤 옴보 신전 옆에는 악어 박물관이 있어 잠깐 둘러보았다. 악어 신 소벡과 악어 미라를 전시하고 있었다.
공포의 대상 나일악어를 신격화한 것도 흥미롭고 악어 미라는 더더욱 기상천외한데 이집트인들은 동물들에게도 영원한 삶이 있다고 믿어 따오기 미라, 고양이 미라, 풍뎅이 미라 등 동물들도 미라로 만들었다.

악어 신 소벡(Sobek), 나일강 악어로부터의 안전을 기원하는 신이다/ 사진제공=김신묵 시니어조선 명예기자
악어 신 소벡에게 공물을 바치는 모습을 새긴 부조/ 사진제공=김신묵 시니어조선 명예기자
악어 미라. 크고 작은 악어들을 미라로 만들어 박물관에서 전시 중이다/ 사진제공=김신묵 시니어조선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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