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0.04.09 10:22

지은이: 에스더 M. 스턴버그|길벗·이지톡|총 452쪽|정가: 18,000원

“세상을 치유하려는 신경건축가들의 따뜻한 분투기”

내 삶의 공간을 뇌와 마음, 힐링과 행복이라는 관점에서 다시 들여다보게 해주는 매력적인 책 _정재승 (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나의 힐링 스페이스는 어디일까

공간과 치유의 심리학 ‘신경건축학’이라는 시도

스턴버그는 지금껏 감각, 정서, 면역체계를 둘러싼 복잡한 관계들을 밝혀낸 심리학과 뇌과학, 의학 연구의 역사로 우리를 끌어들인다. 그 첫머리에 나오는 한 가지 예는 바로 ‘창밖으로 자연 경관이 내다보이는 병실의 환자들이 창밖으로 콘크리트 벽만 바라봤던 환자들보다 빨리 나았다’는 1980년대 연구다. 쾌적한 풍경이 보인다고 해서 어떻게 병이 빨리 나을 수 있었을까? 저자는 감각의 뇌과학적 경이로움을 보여주는 일련의 장소와 상황들을 탐색하며 이 질문의 답을 찾아나간다.

몸과 마음, 아픔과 활력, 감각과 공간 사이

놀라운 상호작용을 탐사하다

경쟁과 도시와 신자유주의에 지친 사람들에게 힐링은 책, 음식, 여행, 대중문화, 각종 제품 등 의식주 전반에 걸친 트렌드가 되었다. 사람들은 이제 더 크고 더 화려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치유시켜주고 자신에게 더 잘 맞는 것을 본능적으로 찾기 시작한다. 획일적인 주거형태를 향한 갈망을 버리고 작은 단독주택이나 개성 있는 공간에 관심을 보이며, 신종 전염병에 긴장하고, 길어진 삶에 대비해 지속 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고 싶어 한다.

《힐링 스페이스》는 우리를 둘러싼 외부 환경과 몸속의 변화, 감정과 기억 사이에서 어떤 놀라운 상호작용이 일어나는지 밝히는 것에서 시작한다. 우리가 숨 쉬고 살아가는 공간이 우리의 몸과 마음에 영향을 끼친다는 상식적인 믿음에 근거를 제시하고, 집, 마을, 도시, 세계로 시각을 넓혀가며 좀 더 근본적인 치유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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