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남섬 서해안 도시 그레이 마우스에서 1박을 한 우리는 이제 서해안을 따라 남으로 내려가기로 하였다.
그 첫 경유지는 빙하지대를 손쉽게 다가갈 수 있는 프란츠 요셉 (Franz Josef)...
남섬을 동과 서로 나누는 산맥 서던 알프스의 서쪽은 웨스트랜드 국립공원, 동쪽 내륙방향은 마운트 쿡 국립공원이 붙어 있는데 빙하를 보러가는 프란츠 요셉은 웨스트랜드 국립공원쪽이다.
마운트 쿡 국립공원은 남섬의 남단까지 내려갔다가 올라오면서 들릴 예정이므로 우리는 일단 프란츠 요셉으로 향하였다. 그레이 마우스에서 200Km가 채 안되는 짧은 거리... 서해안을 따라 남하하는 코스이다.
출발후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는 Tree Top Walk 에 잠시 들려보았다.
일종의 인공산책로인데 계곡 숲지대에 나무 높이로 높게 휀스를 설치하여 나무 위로 걸어다니게 하는 것이다.
평상시 바닥을 걸으며 높은 나무를 올려다보는데 익숙했던 우리는 나무 꼭대기쯤 높이에 설치된 산책로를 따라 공중을 걸어다니는 느낌으로 30분쯤 산책을 하였으며, 중간에 설치된 전망대에 올라 숲 전망과 호수, 먼산의 경관을 즐겨보았다.
산책을 마치고 다시 남하를 계속하던중 점심시간이 되어 야외 캠핑가능장소에서 쉬어가기로 하였다. 이곳은 무인 캠핑장으로 하룻밤 머무르려면 무인수납기에 요금(6불)을 넣고 1박을 하며 화장실, 수도시설등을 사용할수 있다. 다만 전기를 연결할수는 없는것 같았으며, 우리처럼 잠시 쉬어가는것은 요금이 없다.
간단한 점심과 휴식후 다시 하행길을 달려 오늘의 목적지 프란츠 요셉에 도착하니 오후 2시쯤...
우선 i center(information center, 방문자 센터/여행정보센터)를 찾아 이곳의 지도와 여행자료를 획득하고 필요한 설명을 들었다.
가는곳마다 i center가 잘 되어 있어 각종 안내와 예약, 여행상품 소개등 찾아오는 사람들을 친절하게 대하고 있어 여행이 편했으며 이후 모든 일정은 목적지에 도착하면 우선 i center를 찾아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궁금한것을 물어보는것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뉴질랜드는 남반구에서도 남극대륙에 가장 가까운 나라이다. 특히 이곳 남섬 웨스트 랜드 국립공원은 뉴질랜드 최고봉 마운트 쿡 (3,754m)에서 이어 내려온 빙하지대가 생생하게 펼쳐져 일반인들도 쉽게 다가가 구경할 수 있다. 가까운 폭스 빙하와 함께 프란츠 요셉 빙하는 그래서 관광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프란츠 요셉 시내는 10분이면 다 둘러볼만큼 작은 마을인데 이곳에서 20분이면 빙하지대 주차장에 도착할 수 있으며, 주차장에 차를 세운 후 걸어서 빙하 앞까지 가볼수 있으니 편도 40분, 관람 및 휴식포함 왕복 2시간이 채 안걸리는 미니 트래킹이다.
재미있는 것은 1865년 이 곳을 처음 탐사한 오스트리아 율리우스 본 하스트(Julius Von Haast)가 자기네 황제 프란츠 요셉의 이름을 따서 빙하의 이름을 지었다. 그래서 뉴질랜드 빙하에 오스트리아 황제의 이름이 붙게된 연유이다.
길이 11Km 정도의 프란츠 요셉 빙하는 하루에 조금씩 조금씩 움직이면서 마을로 다가오고 있는데 지난 30년간 약 1.7Km 이상이 움직였다고 하며, 아직 마을까지 7~8Km가 남아 있다고 하니 200년 뒤에는 빙하가 마을까지 내려올지도 모르겠다.
이날의 우리 일정은 프란츠 요셉 빙하 (Franz Josef Glacier)를 찾아보는 것이었다.
극지방에서나 볼 수 있는 빙하... 비록 예산 관계로 경비행기나 헬기를 타고 빙하지대 위로 날아올라가 보지는 못했지만 튼튼한 두 다리로 걸어서 가까이 가볼 수 있었다. 안전관계로 빙하를 직접 만져보고 밟아볼 수 없어 아쉬웠지만 맑고 차가운 물이 흐르는 계곡을 거슬러 거대한 눈덩어리, 얼음덩어리를 볼 수 있어 장관이었다.
오늘은 프란츠 요셉에서 1박을 하기로 하였다. 주차한 캠퍼 밴 뒷편으로 멀리 빙하를 이고 선 설산(雪山)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