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torua(로토루아)... 로토루아 호수를 끼고 있어 로토루아라고 부른다. 뉴질랜드 최대의 타우포 호수 다음으로 큰 호수, 말 그대로 '두번째 큰 호수'라는 뜻이다.
화산활동으로 큰 웅덩이가 생겨 호수가 되었다는데 지금도 로토루아 곳곳에서는 유황냄새가 코를 찌르고 여기저기 간헐천이 솟아오르거나 천연 온천물이 시내가 되어 호수가 되어 뜨끈뜨끈하다. 알고보면 뉴질랜드는 화산대위에 걸쳐져 있는 섬나라인듯... 그래서 로토루아는 '유황의 도시'라거나 '관광의 도시'라는 별명이 붙었는지는 모르지만 정작 로토루아의 숨은 이름(?)은 '戀歌(연가)의 고향'이다.
비바람이 치던 바다, 잔잔해져 오면, 오늘 그대 오시려나, 저 바다 건너서~~ ♪ ♬
7080세대가 참 즐겨부르던 포크 송... 戀歌(연가)
이 노래가 사실은 로토루아 호수에 있는 섬 Mokoia(모코이아)의 전설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이 섬에 살던 마오리 청년 투타네카이는 추장의 딸 하이네모아와 사랑에 빠졌지만 아버지 추장은 인정하지 않았고 결국 투타네카이는 섬에서 쫓겨나게되었는데, 추장 딸 하이네모아는 온갖 부귀영화를 버리고 사랑을 찾아 갔다는... 그들의 사랑을 부른 노래가 바로 戀歌(연가) 이다.
원어제목은 'Po Karekare Ana'이며, 6.25전쟁때 지원나온 뉴질랜드 병사들이 향수에 젖어 부르던 노래가 우리에게 전해져 번안가요로 애창곡이 되었으며, 뉴질랜드 출신 세계적인 소프라노 키리 테 카나와가 불러 더욱 유명해졌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듣고나니 로토루아가 더 친근하게 느껴졌고, 즐겨부르던 노래를 나도 몰래 저절로 흥얼거린다. 함께 간 일행들도 이 이야기에 뜻밖이라는듯 반응을 보인다. 미처 몰랐던 모양이다.
저 아래 통가리로 국립공원에서부터 시작된 빗줄기는 지긋지긋하게도 우리를 따라온다. 이곳 로토루아까지 사흘째 비... 몸과 마음이 온통 눅눅해지는 느낌으로 빗 속에 로토루아에 들어섰다.
가버먼트 가든 뒤편에는 유명한 온천 Polinesian Spa(폴리네시안 스파)가 있다.
가격 차이가 나는 2가지로 구분되어 입장권을 팔고 있었는데 우리는 일반권(?)을 사서 입장, 2시간 가량 온천을 즐겼다.
지난 3일간 비에 젖고 지친가운데 이곳에서는 유황냄새까지 몸에 배어 무언가 씻어내는 의식이 필요할 듯 싶었다. 온천 물은 그다지 뜨겁지 않은 41도이하였으며 대여섯개의 풀을 오가며 즐기고 로토루아 호수를 바라보는 노천탕이었다.
그래도 지친 심신이 회복된 우리는 밖으로 나와 맛난 아이스크림 하나씩 입에 물고 호숫가를 산책하였다. 스파 근처 호수 옆 땅에서는 유황이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호수의 물은 뜨끈한 노천탕이었는데 출입금지 구역이다.
긴 여행중에 로토루아에서는 스파도 하고 제대로 된 스테이크도 먹고... 이제 날씨도 서서히 개이는 듯 하니... 다시 발걸음도 가볍게 이동 루트를 따라 즐거운마음으로 여행을 계속하기로 하였다.
다음 목적지는 뉴질랜드 북섬 해안에서 절경이라는 코로만델 반도까지 올라가는 코스...
Bay of PLENTY (베이 오브 플렌티)... 앞 바다에 활화산 섬이 있는 옴푹 패인 밥주발 같은 해안을 가보는 거다.
먼저도 얘기했지만 지난 3일간 비바람에 시달린 것은 나중에 알고보니 뉴질랜드에 커다란 폭풍우가 상륙한 것이라고 한다. 일기예보를 듣지 못한 우리는 북섬을 강타한 비바람을 뚫고 3일간 종단여행을 강행한것이었다.
물론 날씨에 관심을 갖고는 있었지만 태풍 경보같은 재난 방송은 미처 감지하지 못하고 하늘만 바라본 것이었다. 현지 TV방송이나 신문을 안본 탓이니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 그대로였다. 아무튼 다시 맑아진 하늘을 반가워하며 계속하여 북쪽으로 고 고 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