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0.07.13 13:35 | 수정 : 2020.07.13 13:47

Rotorua(로토루아)... 로토루아 호수를 끼고 있어 로토루아라고 부른다. 뉴질랜드 최대의 타우포 호수 다음으로 큰 호수, 말 그대로 '두번째 큰 호수'라는 뜻이다.

화산활동으로 큰 웅덩이가 생겨 호수가 되었다는데 지금도 로토루아 곳곳에서는 유황냄새가 코를 찌르고 여기저기 간헐천이 솟아오르거나 천연 온천물이 시내가 되어 호수가 되어 뜨끈뜨끈하다. 알고보면 뉴질랜드는 화산대위에 걸쳐져 있는 섬나라인듯... 그래서 로토루아는 '유황의 도시'라거나 '관광의 도시'라는 별명이 붙었는지는 모르지만 정작 로토루아의 숨은 이름(?)은 '戀歌(연가)의 고향'이다.

비바람이 치던 바다, 잔잔해져 오면, 오늘 그대 오시려나, 저 바다 건너서~~ ♪ ♬
7080세대가 참 즐겨부르던 포크 송... 戀歌(연가)

이 노래가 사실은 로토루아 호수에 있는 섬 Mokoia(모코이아)의 전설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이 섬에 살던 마오리 청년 투타네카이는 추장의 딸 하이네모아와 사랑에 빠졌지만 아버지 추장은 인정하지 않았고 결국 투타네카이는 섬에서 쫓겨나게되었는데, 추장 딸 하이네모아는 온갖 부귀영화를 버리고 사랑을 찾아 갔다는... 그들의 사랑을 부른 노래가 바로 戀歌(연가) 이다.

원어제목은 'Po Karekare Ana'이며, 6.25전쟁때 지원나온 뉴질랜드 병사들이 향수에 젖어 부르던 노래가 우리에게 전해져 번안가요로 애창곡이 되었으며, 뉴질랜드 출신 세계적인 소프라노 키리 테 카나와가 불러 더욱 유명해졌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듣고나니 로토루아가 더 친근하게 느껴졌고, 즐겨부르던 노래를 나도 몰래 저절로 흥얼거린다. 함께 간 일행들도 이 이야기에 뜻밖이라는듯 반응을 보인다. 미처 몰랐던 모양이다.

저 아래 통가리로 국립공원에서부터 시작된 빗줄기는 지긋지긋하게도 우리를 따라온다. 이곳 로토루아까지 사흘째 비... 몸과 마음이 온통 눅눅해지는 느낌으로 빗 속에 로토루아에 들어섰다.

<어느도시나 일단 도착하면 안내소부터 찾아 필요한 정보를 묻고 지도등 자료를 수집한다. 로토루아 i center...>
로토루아는 인구 7만쯤의 작은 도시지만 북섬에서는 오클랜드, 웰링턴 다음쯤 되지 않을까 싶다. 시가지와 호수, 그리고 온천지역으로 나누어 돌아보았다.
<로토루아 호수... 조용하고 차분한 느낌이다.>
<공원에는 마오리족이 타던 전투용 카누가 전시되어있다. 모형이 아닌 실제 카누이다.>
호숫가에 자리잡은 가버먼트 가든은 원래 식민지시대의 관청이었는데 지금은 시민공원으로 휴식공간이 되었고 관청 건물은 로토루아 박물관이 되어 시민과 학생들이 많이 찾고 있다.
<호숫가에 자리잡은 가버먼트 가든은 원래 식민지시대의 관청이었는데 지금은 시민공원으로 휴식공간이 되었고 관청 건물은 로토루아 박물관이 되어 시민과 학생들이 많이 찾고 있다.>
<지금은 로토루아 박물관이 된 식민시대 관청건물은 참 멋스럽기만 하다.>
Blue Bath(블루 배스). 식민시대 귀족들의 목욕탕이었는데 지금도 수영장과 결혼식등 행사장으로 쓰이고 있다
<그 옆에는 아직도 끓어오르는 지열탕이 노출되어있다. 뉴질랜드에 왜 지진이 많은지 알듯하다. 뒤편 건물은 1920년에 지어진 관리건물.>
<보어전쟁 전사자를 기념하는 동상과 1차대전 전몰자를 추모하는 현충탑... 나라를 위한 희생은 반드시 챙기는 모습이다. 주변에는 우리나라 동백, 수국과 비슷한 꽃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공원이 깔끔하게 잘 관리되고 있었다.>

가버먼트 가든 뒤편에는 유명한 온천 Polinesian Spa(폴리네시안 스파)가 있다.
가격 차이가 나는 2가지로 구분되어 입장권을 팔고 있었는데 우리는 일반권(?)을 사서 입장, 2시간 가량 온천을 즐겼다.

지난 3일간 비에 젖고 지친가운데 이곳에서는 유황냄새까지 몸에 배어 무언가 씻어내는 의식이 필요할 듯 싶었다. 온천 물은 그다지 뜨겁지 않은 41도이하였으며 대여섯개의 풀을 오가며 즐기고 로토루아 호수를 바라보는 노천탕이었다.

그래도 지친 심신이 회복된 우리는 밖으로 나와 맛난 아이스크림 하나씩 입에 물고 호숫가를 산책하였다. 스파 근처 호수 옆 땅에서는 유황이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호수의 물은 뜨끈한 노천탕이었는데 출입금지 구역이다.

<호수에서 만난 새떼들... 흰것은 갈매기, 검은것은 가마우지... 그리고 보기 힘든 블랙스완이 유유히 헤엄치고 있다.>
가든과 호수산책, 온천 스파를 마친 우리는 시내구경 겸 모처럼 스테이크를 사먹고자 도심지로 들어갔다. 그다지 크지 않아 걸어서 돌아보기에 적당한 다운타운... 그래도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제법 분주해 보였다.
<크리스마스 트리... 남반구는 계절이 우리와 정 반대, 한여름에 성탄절을 맞게 된다.>
<젊은이들의 길거리 공연... 많은 시민들과 관광객이 둘러서서 구경하며 호응하는 장면이 우리 눈에도 익숙한 광경이다.>
<로토루아에서 제법 잘한다는 스테이크 집을 찾아갔다. 안심스테이크 필레...>
<식사후 들린 아이스크림집... 뉴질랜드에서 제법 유명한 상표인듯하다.>

긴 여행중에 로토루아에서는 스파도 하고 제대로 된 스테이크도 먹고... 이제 날씨도 서서히 개이는 듯 하니... 다시 발걸음도 가볍게 이동 루트를 따라 즐거운마음으로 여행을 계속하기로 하였다.

다음 목적지는 뉴질랜드 북섬 해안에서 절경이라는 코로만델 반도까지 올라가는 코스...
Bay of PLENTY (베이 오브 플렌티)...  앞 바다에 활화산 섬이 있는 옴푹 패인 밥주발 같은 해안을 가보는 거다.

<로토루아를 출발, 코로만델 반도의 핫 워터 비치까지 올라간다.>

먼저도 얘기했지만 지난 3일간 비바람에 시달린 것은 나중에 알고보니 뉴질랜드에 커다란 폭풍우가 상륙한 것이라고 한다. 일기예보를 듣지 못한 우리는 북섬을 강타한 비바람을 뚫고 3일간 종단여행을 강행한것이었다.

물론 날씨에 관심을 갖고는 있었지만 태풍 경보같은 재난 방송은 미처 감지하지 못하고 하늘만 바라본 것이었다. 현지 TV방송이나 신문을 안본 탓이니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 그대로였다. 아무튼 다시 맑아진 하늘을 반가워하며 계속하여 북쪽으로 고 고 씽-
 

<다시금 활짝 개인 하늘...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이다.>

< 계  속 >

내 나라 문화유산 답사회 : https://band.us/@4560dapsa

*사진 제공=김신묵 시니어조선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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