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뉴질랜드 여행도 막바지...
원래 계획은 최북단 파 노스까지 올라가본 후 90마일 비치도 둘러보고 가능하면 북쪽 골프장에서 골프도 한번 더 치려고 하였는데 돌아갈 비행기는 이틀 후에 타야하고, 하루 정도 출국준비에 여유가 있어야하기에 망설여진다.
일행들이 구수회의를 했다. 북단을 가 볼것인지? 이쯤에서 기수를 남쪽으로 돌려 내려가서 그래도 명색이 뉴질랜드 최대도시라는 오클랜드 시티투어를 해보고 출국준비를 해야할 것인지? 다수결로 내려가기로 했다.
아쉽지만 파 노스(북단) 답사는 미완으로 남겨둔 채 남행길에 올랐다.
여행이 늘 그렇듯이 때로는 흡족하게, 때로는 아쉽게 돌아서야 할 때가 있다. 특히 지난번 남섬에서의 마운틴 쿡과 북섬의 통가리로 국립공원, 그리고 이번 파 노스가 참 아쉬운 마음이다.
그래서인지 아침을 먹고 오클랜드로 남행을 하려고 숙소를 나서는데 지난번 마운틴 쿡처럼 예쁜 무지개가 피어 올랐다. 많이 아쉽겠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떠나라고.. 한번 더 오시라는 인사인듯 하다.
어제 올라온 길을 되짚어 내려가는 길... 베이 오브 아일랜드를 버리고 직선코스로 내달렸다. 부지런히 나선 탓에 왕가레이에 11시쯤 도착, 휴식과 점심을 먹고 계속 남행하여 오후 1시 30분쯤에는 오클랜드에 들어섰다.
다소 한적한 곳에 차량을 주차해놓고 쇼핑과 시티투어를 나섰는데 어제 지나칠때 보았던 오클랜드 타워를 오늘 올라가보기로 했다.
오클랜드가 하버(항구) 도시다 보니 요트도 많고 바다와 관련된 건물이나 상징도 많이 눈에 띤다.
그중 빅토리아 파크 마켓은 쓰레기 소각장이었는데 마켓으로 리모델링 한 곳으로 관심이 가기에 들어가보니 내부에는 아담하고 예쁜 가게들이 줄지어 손님을 맞고 있어 한번쯤 둘러볼 만 했다. 도시재생의 현장이다.
다음으로는 가장 높은 스카이 타워에 올라가보기로 했다. 우리나라 남산 타워와 비슷해 보이는데 커다란 건물을 기초에 놓고 타워를 세운 구조가 아니라 평지에 타워를 바로 세워 조금 낯선 모습이다.
타워 전망대에서 오클랜드 전경을 바라보며 뉴질랜드 마지막 일정의 아쉬움을 달래본다
세계 유명 도시에는 이런 타워가 있고 그 자체가 관광명소인데 높은 곳에 올라 도시 전체를 조망해보는 전망대는 물론 부설 카페나 식당, 기념품점 등이 있어 음식을 먹거나 기념품을 살 수도 있을 뿐만 아니라 소위 말하는 여러형태의 액티비티(activity), 예컨대 타워 꼭대기로 올라가기, 타워 외곽 걷기, 타워에서 점프등 다이나믹한 관광아이템을 개발하여 즐겁게 뛰어내리는 젊은이들을 볼 수 있다.
반면에 우리는 오직 금지... 금지 뿐이다. 잔디밭도 출입금지, 전시장은 촬영금지, 타워는 구경외에는 모두 금지....
만지지 마시오, 들어가지 마시오, 사진찍지 마시오.... 꼭 그래야하는지 다시 생각해보면 좋겠다 싶었다. 우리나라 남산타워에서 스카이 워크나 스카이 점프가 가능할까??
반나절 투어로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타워에 올라봤으니 오클랜드는 다 본거라고 자위하며 즐겼다. 뉴질랜드 여행동안 번지점프나 스카이점프등에 도전하지는 못했지만 남이 하는 점프를 보는것 만으로도 충분하다.
타워에서 내려와 이제 귀국을 염두에 둔 선물 쇼핑을 하고, 마지막으로 해산물 마켓에 들려 초록입 홍합등 먹거리를 잔뜩 샀다. 마침 한국사람이 주인인 상점이라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조리법도 물어보고 몇가지 즉석 먹거리도 사고...
여행의 마지막 일정이 그렇게 마무리 되어 가고 있었다. 막상 끝난다고 생각하니 많이 아쉬웠다. 3주일이 짧게 느껴졌다.
이날은 마지막으로 캠퍼밴 사이트에서 머무는 일정... 내일은 차를 반납하고 호텔에서 자야한다. 숙소에서 유료 와이파이 카드를 구입하여 각자 편하게 저녁내 인터넷을 즐기기로 하였다. 또 우리들끼리 와인을 곁들인 만찬도 즐기며 여행을 마무리 하였다. 그동안의 느낌도 서로 나누면서 밤이 깊었다.
3주일동안 체크인 체크아웃 없이 편하게 즐긴 여행의 마무리... 이제는 체크 아웃을 위해 각자의 짐을 꾸려야했다. 이제 내일은 각자 여행가방을 끌고 가야하는 여행객의 기본자세(?)로 돌아가야 한다. 그렇게 마지막 캠핑 카에서의 잠자리에 들었다.
드디어 마지막 날, 오늘은 캠퍼 밴을 반납하고 공항 가까운 곳에 호텔을 잡아야한다. 호텔은 아직 미정인데 캠퍼밴 반납할 때 직원에게 도움을 받기로 하고 일찍 반납하러 나섰다.
20일간 여행중에 왼쪽 측면에 길게 스크래치가 난것이 마음에 걸렸는데 보험처리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회사를 찾아갔다. 담당 여직원은 참 친절했다. 하나하나 체크하고 설명하고 확인하고... 반납 끝-
왼쪽 긁힌것 외에도 캠퍼밴 지붕쪽에도 상처가 있었는데 이 두 곳에 대한 확인서를 써달라고 해서 양식에 맞추어 써주었다. 모두 보험처리 되어 추가 지불은 없었지만 20일동안 우리가 주행한 거리를 계산하니 3,511Km... 거리에 비례하여 Tax를 내야한다해서 200달러를 추가로 지불하였다.
그리고 공항 가까운 호텔 예약도 부탁하여 공항 내에 있는 노보텔 호텔을 소개받고 픽업 써비스까지 제공받아 편히 이동하였다.
공항 안에 있는 노보텔 호텔. 호텔 앞이 공항이다. 걸어가도 되는 곳이다. 앞마당에는 웬 여성의 동상이 서 있었는데 알고보니 최초로 영국에서 뉴질랜드까지 단독으로 11일간 비행하여, 1936년 10월 16일에 도착한 전설적 여인 JeanBatten(1909~1982)이다. 공항 밖에는 동상이 서 있고 안에는 그녀의 사진과 당시의 비행기가 전시되고 있다.
나름대로 열심히 달려온 지난 20일... 마음껏 즐기고 편하게 생각하려고 애쓴 시간들
때로는 힘들고 어려웠지만 그래도 큰 문제없이 무탈하게 마치게 되니 감사한 마음이다.
여행의 마지막은 늘 피곤하고 불쑥불쑥 치고 올라오는 집 생각에 때로는 힘들지만 그래도 내가 살아있다는 감동에 벅차오른다. 긴 시간, 먼 거리를 함께한 동료들에게 감사한다.
다음날 새벽 5시에 호텔을 나선 우리는 오클랜드 - 호주 시드니를 거쳐 무사히 인천공항에 도착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