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0.12.01 15:14 | 수정 : 2020.12.01 15:14

(6회) ‘고정관념의 바탕이 되는 감정’

‘내가 먹는 것이 곧 나다’라는 말이 있듯이 ‘내 인생은 내가 생각하는 대로 된다’고들 하는데 맞는 말입니다. 왜냐하면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날씨처럼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내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상황들에 직면하는 일이 종종 벌어지는데, 이때는 외부 상황을 탓하거나 바꾸려고 하기보다 내 생각(태도)을 바꾸는 것이 최선이기 때문이지요.

예컨대 모처럼의 야외 나들이를 계획했는데 비가 옵니다. 이때는 왜 비가 오는지 모르겠다며 날씨를 탓하거나 비를 무릅쓰고 계획대로 진행하기보다는 상황을 받아들이고 실내 나들이나 또 다른 어떤 것으로 계획을 수정하면 어떨까요?

이렇게 생각은 삶을 이끌어가는 힘으로써 중요한데 어떤 생각이 굳어진 것을 우리는 고정관념(선입견)이라 부르지요. 다시 말해 고정관념이란 ‘반드시 ~해야 한다’, ‘~하면 안 된다’라고 생각하는 나만의 어떤 ‘생각의 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생각으로부터 시작된 고정관념은 관계 속에서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갈등의 요소로 작용할 때도 많고요. 예를 들면 시니어들의 경우 팔뚝이나 등 혹은 가슴에 각종 문신을 한 젊은이들을 보면 ‘날라리 같다’라는 생각과 사고가 자동으로 생긴다고들 하시는데 문신을 했다고 해서 모두가 다 날라리는 아니지요.

제가 수년 동안 복지관에서 어르신들과 함께 수업할 때 제일 힘들었던 주제도 바로 고정관념(선입견)이었습니다. 수업을 진행하면서도 여러 번의 시도와 대화를 오고 가면서도 자신만의 고정관념이 쉽게 깨지지 않는다는 것을 자주 느꼈습니다.

그렇다면 그 이유가 뭘까요? 바로 고정관념이 감정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고정관념(선입견)의 원천은 공감받지 못해서 마음의 상처로 남아있는 감정일 때가 많습니다. 고정관념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예를 들어 설명해보겠습니다.

학원 갈 시간이 되었는데, 손자는 “할머니, 나 오늘 머리도 아프고 학원 가기 싫어”라고 했어요. 이때 할머니의 반응은 두 가지로 나타날 수 있겠지요.

<반응 1>
“게임을 그렇게 하니까 머리가 아플 수밖에 없지. 이따가 엄마한테 혼나지 말고 어서 가. 학원 차 놓치겠다”
  : 할머니가 손자의 감정에 공감을 해주지 못하니까 손자는 자신의 마음 상태를 구체적으로 표현하지 못하고 마지못해 가방 메고 학원 차를 타러 나갑니다.

<반응 2>
“그렇구나! 우리 손자가 머리가 아프다고 하니 할머니가 걱정되는구나! 어떻게 하면 좋을까? 감기가 왔나? 아니면 머리가 아픈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걸까? 할머니 혼자 결정하기는 그렇고 우리 엄마에게 전화해볼까?”
  : 이런 식으로 손자의 마음을 읽어주면서 공감을 해주면 설령 학원을 가야 하는 상황에서도 마음은 풀어지겠죠.

그렇습니다. 공감을 받기보다 반응 1처럼 비난이나 판단을 받게 되어 제대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고 마음속에 억눌러버린 감정은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저절로 없어지지 않고 “무슨 일이 있어도 학원은 가야 한다”는 고정관념(선입견)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그러다 보면 어른이 되어서도 학원을 빠지는 아이들을 보면 있는 그대로 봐줄 수가 없겠지요.

내가 가지고 있는 나만의 고정관념(선입견)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또 그것들이 생기게 된 계기가 무엇이었는지 찬찬히 생각해보았으면 합니다.

<주:>
*고정관념: 마음속에 굳어있어 변하지 않는 생각
*선입견: 직접 경험하지 않은 상태에서 미리 마음속에 굳어진 견해


-'신중년 신노년의 마음공부' 저자 강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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