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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봉숙의 '내 마음과 손잡고 걷기'-13

  • 차봉숙

입력 : 2021.08.31 13:31

(13회) 잃어버린 감정을 찾아서

모든 감정은 나름대로의 쓸모가 있습니다. 혐오감을 예로 들면, 상한 음식의 형태나 냄새에 대해 끔찍한 혐오감이 들어야 아무리 배가 고파도 먹지 않고 생명을 보존할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세상에 나쁜 감정은 없다’고 하죠. 그런데도 감정을 긍정적인 것, 부정적인 것으로 나누고 소위 부정적이라고 하는 감정이 들라치면 느끼기도 전에 차단하고 그와 관련된 단어조차 쓰지 않으려 합니다. 화를 내도 안 되고 짜증을 부려서도 안 된다는 생각에 분통 터지는 경험을 말하면서도 우아하게 웃음 짓는 부자연스러운 상황을 연출하기도 하죠.

나로부터 무시당하고 외면당한 감정들은 일그러진 말투와 행동으로 불쑥불쑥 튀어나오기 쉽습니다. 마치 풍선의 한 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불거져 나오듯, 억눌려 표현되지 못한 감정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왜곡된 형태로 드러나게 됩니다. 감정의 풍선효과인 거죠.

표현하지 못하고 감춰 둔 묵은 감정은 흔히 신체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검사 결과 아무 문제가 없는데도 몸의 구석구석이 아프고 만성 통증에 시달리게 돼요. 억눌러 놓은 감정이 자기도 모르게 언행으로 튀어나오면 남은 물론이고 나 자신도 나를 이해할 수 없게 됩니다. 괴팍한 사람, 시도 때도 없는 공격쟁이가 되면서 자신도 힘들고 주변 사람들도 힘들어하죠. 

사진제공=차봉숙

베를린 대학의 초보 강사였던 쇼펜하우어의 강의를 듣는 학생은 거의 없었습니다. 반면에 헤갤의 강의실에는 수강생들이 북적거렸죠. 외롭고 모난 성격의 쇼펜하우어에게 인기와 명망이 높은 헤겔은 참 부러운 대상이었습니다. 그러나 헤겔에 대한 열등감으로 인해 쇼펜하우어는 자신의 부러운 감정을 드러내지 못했습니다. 대신 헤겔에 대한 증오심을 키워 갔죠. 심지어 반려견의 이름을 ‘헤겔’이라 짓고 ‘헤겔’을 구박했다고 해요. 당사자에게 직접 감정 표현을 하지 못하고 만만한 다른 대상에게 분풀이하는 ‘전치’라는 방어기제를 사용한 겁니다. 후에 ‘헤겔’이라는 반려견의 이름을 걷어 들였다 하니 큰 효과를 보진 못 했던 듯해요.

반려견에게 분풀이하는 쇼펜하우어의 행동은 감정을 표현했다기 보다 화났을 때 샌드백을 후려치는 것 같은 감정 분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응어리진 감정을 분출하는 것도 마음을 풀어지게 합니다. 그러나 근본을 해결해 주지 않기 때문에 지속적인 효과가 없고 때로는 격정을 더 불러일으키기도 하죠. ‘나는 헤겔이 참 부러워’라고 솔직하게 감정을 표현하고 그에 대해 공감을 받으면 감정을 잘 다룰 수 있게 됩니다. ‘부러워할만 하지, 부러워하는 게 창피한 건 아니야’라고 자기가 갖는 감정의 정당성을 인정받으면 증오심 같은 2차 감정으로 더 이상 뒤틀어지지 않게 됩니다.

TV 드라마의 주인공을 보며 ‘와, 어쩜 저렇게 예쁘고 날씬할까, 정말 부럽다!’고 말하는 지혜씨에게 시어머니는 ‘자식들 멀쩡하고 굶지 않고 살면 됐지 뭐가 부럽냐’고 핀잔을 줍니다. 결혼한 지 10년이 지나도록 지혜씨는 시어머니가 ‘부럽다’고 말하는 걸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추억을 되뇌는 일이 거의 없는 시어머니는 어릴 때 살던 집 바로 옆에 있던 부잣집에 대해서만은 여러 번 얘기했습니다. 동네에서 단 하나뿐인 이층 벽돌집. 시어머니는 자기 나이 또래 아이의 방이 있는 이층방의 창문을 물끄러미 올려다보곤 했는데요, 그때마다 ‘아니 어미가 없어, 아비가 없어. 웬 청승을 떨고 있냐’며 친정어머니께 면박을 받았다고 했어요. 그 얘기를 할 때도 시어머니는 그 집이, 그 아이가 부러웠다는 말은 결코 입 밖에 내지 않았죠.

시어머니에게 부러워한다는 것은 청승 떠는 일인 거였습니다. 보잘것없는 사람이나 부러워하는 거고 부러워하면 지질해지는 거였습니다. 그러니 보는 것마다 ‘부럽다’를 연발하는 자신을 못마땅해하는 것을 이제야 지혜씨는 이해할 수 있어요. 지혜씨는 안쓰러운 마음으로 시어머니께 손 편지를 씁니다.

어머니, 부러우면 부럽다고 말씀하셔도 돼요
말로 내뱉으면 부러운 게 대개는 부러운 걸로 끝나버리거든요
부럽지 않은 이유를 대려고 애쓰지 않아도 되고요

친구의 자상한 아버지가 너무 부러워
부럽다 부럽다를 노래했더니
그 친구가 자상한 당신의 아들을 내 남편감으로 찾아줬어요
딸만 키운 친정어머니는 남편만 보면 어머니가 부럽다고 늘 말씀하셔요
누군가가 나를 맘껏 부러워하듯
나도 누군가를 맘껏 부러워할 수 있잖아요

어머니가 숨겨둔 부러움이라는 감정
어딘가에서 꿈틀대고 있을
어머니의 한 부분인 잃어버린 감정을 찾는 일.
너무 오래돼서 엄두가 나지 않으실 테니
그 일에 제가 동행해 드릴 게요
남에게 들킬세라 어두운 곳에 꽁꽁 감춰 두셨을 테니
동행길엔 손전등을 챙겨 갈게요

나에게는 어떤 잃어버린 감정이 있을까요? 더 나이 들기 전에 감춰 두고 잃어버린 감정을 찾아 토닥여 주며 다정하게 대접해 주는 시간을 가졌으면 해요.

차 봉 숙 (무용동작치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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