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05.30 16:40

마지막 홀 캐디 아내 말 잘 들은 우승 상금 1억4천만원 주인공 됐다. 데뷔 14년 만에 첫 승

캐디 아내의 말을 잘 들은 양지호(33)가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데뷔 14년 만에 첫 우승 감격을 누렸다.

양지호는 29일 경기도 이천시 블랙스톤 이천 골프클럽 북서코스(파72·7천260야드)에서 열린 KPGA 코리안투어 KB금융 리브챔피언십(총상금 7억원)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5개, 보기 1개를 묶어 6언더파 66타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7언더파 281타의 성적을 낸 양지호는 2위 박성국(34)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 상금 1억4천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2008년 데뷔 이후 종전 최고 성적이 이달 초 GS칼텍스 매경오픈 4위였던 양지호는 데뷔 14년 만에 처음 정상에 올랐다. 133번째 대회에서 거둔 우승이다. 양지호는 2012년 일본 2부 투어와 2016년 국내 2부 투어에서 한 차례씩 우승했지만 정규 투어에서는 이번이 첫 우승이다.

양지호 선수/ 사진출처=KPGA

3라운드까지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4위였던 양지호는 5번 홀(파5) 약 65야드 거리에서 시도한 샷으로 이글을 잡아냈다. 이글 앞뒤로 버디까지 묶어 4∼6번 홀에서 4타를 줄인 양지호는 17번 홀(파4)까지 박성국과 7언더파 공동 선두를 달렸다.

박성국은 3라운드까지 1타 차 단독 1위를 달렸던 선수다. 그러나 뒤 조에서 경기한 박성국이 17번 홀 티샷이 오른쪽으로 크게 치우치며 네 번째 샷으로 겨우 공을 그린에 올렸다. 약 3m 보기 퍼트도 넣지 못한 박성국이 이 홀에서 2타를 잃으면서 순식간에 양지호는 2타 차 단독 선두가 됐다.

마지막 18번 홀에서 3타 만에 공을 그린 올리는 안전한 전략을 택한 양지호는 약 5.5m 버디 퍼트 기회를 살리지 못했지만 2타 차 리드를 유지한 가운데 여유 있게 홀아웃했다. 마지막 홀에서 이글을 해야 연장전에 갈 수 있었던 박성국은 두 번째 샷이 그린 주위 벙커로 향했고, 벙커에서 이글을 노리고 친 샷이 그린 위에 올라가는 데 그치면서 양지호의 우승이 확정됐다.

양지호는 2020년 12월 결혼한 아내 김유정 씨가 캐디를 맡아 우승을 합작해 우승 기쁨이 더했다. 특히 김유정 씨는 18번 홀 두 번째 샷을 앞두고 양지호가 우드로 투 온을 노리려고 하자, 우드를 뺏다시피 하며 아이언으로 안전하게 치는 것을 권하기도 했다.

양지호는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우드로 갖다 꽂으려고 했는데, 와이프가 원래 하던 대로 안전하게 치라고 해서 와이프 말을 듣고 클럽을 바꿨다"고 말했다. 2주 연속 우승을 노린 박은신은 3언더파 285타로 단독 3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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