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카세(お任せ), 온전히 맡긴다는 뜻이에요. 그만큼 손님의 취향에 맞게 정성을 다해 그날의 재료를 손질하고 요리하죠. 감사하게도 친구가 스시 오마카세에 초대해 줬어요. 그 자리에 와인을 한 병 가져가려고 합니다. 네타에 샤리에 마끼까지, 다양하고 섬세한 음식에 와인 페어링을 생각하자니 선택이 어렵기만 한데요. 최종 선택은 무엇일까요? 웬만한 음식을 다 포용할 수 있는 유비 같은 와인 6종을 소개합니다.
대중적이고 세련미 넘치는 부르고뉴 크레망
레지 & 실뱅, 크레망 드 부르고뉴 블랑 드 블랑 Regis & Sylvain, Cremant de Bourgogne Blanc de Blancs
젊은 형제인 레지 투치날디(Regis Tuccinardi)와 실뱅 그로샨스(Sylvain Grosshans)의 이름을 따 론칭한 브랜드예요. 직접 발로 뛰며 뛰어난 테루아 찾고 화학적 요소가 배제된 포도를 선정해 테루아의 특색을 담아내는 와인을 만들고 있어요. 엄격한 규정을 따르기보다는 자신들만의 철학과 특색을 추구하는 생산자입니다. 샤르도네 100%를 사용해 샴페인 전통방식으로 만든 와인으로 26개월 효모 숙성과 4g/L의 도자주를 통해 완성한 와인이죠. 청사과의 산뜻함과 구운 빵의 뛰어난 숙성미를 느낄 수 있어 어떤 스시와도 페어링 하기 좋습니다.
순수함을 추구한 제로 도자주
로랑 페리에, 울트라 브륏 Laurent Perrier, Ultra Brut
로랑 페리에는 1812년 설립된 샴페인 명가입니다. 가족 경영으로 운영되며 오랜 역사와 전통을 이어오고 있어요. 브뤼 나뚜르(Brut Nature) 등급인 이 샴페인은 도자주를 전혀 하지 않아 신선함과 순수함이 길게 이어지는 게 특징이에요. 특별히 높은 산도와 당도를 가진 포도를 엄선해 생산하죠. 샤도네이 55%, 피노 누아 45%를 사용했는데, 매해 생산 상태에 따라 리저브 와인을 블렌딩 합니다. 다양한 음식과 잘 어울리고 약간의 달달함이 있는 스시 오마카세와도 무난하게 어우러지는 관대한 샴페인입니다.
섬세한 버블과 복합적인 아로마
샴페인 부와젤, 브뤼 리저브 Champagne Boizel, Brut Reserve
1834년 에페르네(Epernay)에서 오귀스트 부와젤이 설립한 샴페인 부와젤은 달콤한 샴페인이 유행하던 당시, 드라이한 브뤼 샴페인을 처음으로 유행시킨 샴페인 하우스예요. 브뤼 리저브는 기본급 샴페인이지만 첫 번째 압착 주스만 사용하고 3년 동안 효모 숙성을 하는 등 많은 노력이 담겼습니다. 30여 개의 다른 포도밭에서 재배한 피노 누아 55%, 샤르도네 30%, 피노 뮈니에 15%를 블렌딩해 만들죠. 복숭아, 배, 레몬, 브리오슈의 아로마가 풍부하고 입 안에서 느껴지는 기포의 질감이 매력적이에요. 오마카세를 시작하기 전 입맛을 돋우기에도 최적의 샴페인입니다.
라이징 스타 와이너리의 주목할 만한 와인
라 콘레리아, 레스 브루게레스 프리오랏 블랑 La Conreria, Les Brugueres Priorat Blanc
현재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스페인의 와이너리 라 콘리레아의 화이트 와인도 오마카세와 함께해 보길 추천합니다. 이곳은 고도, 위치, 토양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유기농법을 적용해 포도를 경작해요. 이 와인은 프리오랏에서 가르나차 블랑카 100%를 사용했고, 발효 전 껍질 침용에 9개월간 효모 숙성을 하는 독특한 양조 방식을 적용했어요. 열대과일과 살구 풍미가 진하게 느끼지고 산도가 뛰어나 구운 생선, 마끼, 스시 등과도 아주 잘 어울립니다.
매력적인 미네랄과 은은한 존재감
레옹 망바크, 오세후아 Leon Manbach, Auxerrois
신의 물방울 35권에 소개되어 알고 있는 사람이 꽤 많은 알자스 생산자의 와인입니다. 유기농과 바이오다이내믹 농법을 사용하고 있는 친환경 와이너리죠. 오세후아(피노 블랑) 100%를 사용해 기분 좋은 꽃향과 섬세한 미네랄이 매력적입니다. 드라이하면서도 부드러운 스타일로, 과하지 않은 존재감을 느낄 수 있어요. 특히 스시 오마카세 같이 섬세한 음식과 페어링 할 때 은은하게 미감을 받쳐주며 고유한 장점을 십분 발휘합니다.
생동감 넘치고 복합적인 소비뇽 블랑
메종 카스텔, 푸이 퓌메 Maison Castel, Pouilly Fume
메종 카스텔은 세계 와인 시장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의 와인 기업으로 20개 와이너리를 운영하고 있는 카스텔 프레르(Castel Freres)의 주요 브랜드입니다. 가장 프랑스다운 프랑스 와인을 생산한다는 평을 얻고 있죠. 루아르 밸리의 소비뇽 블랑 100%로 생산한 푸이 퓌메는 산뜻하면서도 이국적인 과일향에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를 보여주는 와인이에요. 다양한 생선, 조개, 갑각류 요리와 잘 어울리며, 오마카세를 즐길 때는 특히 초반에 나오는 츠마미에 곁들여 보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