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4.18 11:35 | 수정 : 2023.04.18 11:38

오마카세(お任せ), 온전히 맡긴다는 뜻이에요. 그만큼 손님의 취향에 맞게 정성을 다해 그날의 재료를 손질하고 요리하죠. 감사하게도 친구가 스시 오마카세에 초대해 줬어요. 그 자리에 와인을 한 병 가져가려고 합니다. 네타에 샤리에 마끼까지, 다양하고 섬세한 음식에 와인 페어링을 생각하자니 선택이 어렵기만 한데요. 최종 선택은 무엇일까요? 웬만한 음식을 다 포용할 수 있는 유비 같은 와인 6종을 소개합니다.

대중적이고 세련미 넘치는 부르고뉴 크레망
레지 & 실뱅, 크레망 드 부르고뉴 블랑 드 블랑 Regis & Sylvain, Cremant de Bourgogne Blanc de Blancs

레지 & 실뱅, 크레망 드 부르고뉴 블랑 드 블랑 Regis & Sylvain, Cremant de Bourgogne Blanc de Blancs/ 사진제공=와인21

젊은 형제인 레지 투치날디(Regis Tuccinardi)와 실뱅 그로샨스(Sylvain Grosshans)의 이름을 따 론칭한 브랜드예요. 직접 발로 뛰며 뛰어난 테루아 찾고 화학적 요소가 배제된 포도를 선정해 테루아의 특색을 담아내는 와인을 만들고 있어요. 엄격한 규정을 따르기보다는 자신들만의 철학과 특색을 추구하는 생산자입니다. 샤르도네 100%를 사용해 샴페인 전통방식으로 만든 와인으로 26개월 효모 숙성과 4g/L의 도자주를 통해 완성한 와인이죠. 청사과의 산뜻함과 구운 빵의 뛰어난 숙성미를 느낄 수 있어 어떤 스시와도 페어링 하기 좋습니다.

순수함을 추구한 제로 도자주
로랑 페리에, 울트라 브륏 Laurent Perrier, Ultra Brut

로랑 페리에, 울트라 브륏 Laurent Perrier, Ultra Brut/ 사진제공=와인21

로랑 페리에는 1812년 설립된 샴페인 명가입니다. 가족 경영으로 운영되며 오랜 역사와 전통을 이어오고 있어요. 브뤼 나뚜르(Brut Nature) 등급인 이 샴페인은 도자주를 전혀 하지 않아 신선함과 순수함이 길게 이어지는 게 특징이에요. 특별히 높은 산도와 당도를 가진 포도를 엄선해 생산하죠. 샤도네이 55%, 피노 누아 45%를 사용했는데, 매해 생산 상태에 따라 리저브 와인을 블렌딩 합니다. 다양한 음식과 잘 어울리고 약간의 달달함이 있는 스시 오마카세와도 무난하게 어우러지는 관대한 샴페인입니다.

섬세한 버블과 복합적인 아로마
샴페인 부와젤, 브뤼 리저브 Champagne Boizel, Brut Reserve

샴페인 부와젤, 브뤼 리저브 Champagne Boizel, Brut Reserve/ 사진제공=와인21

1834년 에페르네(Epernay)에서 오귀스트 부와젤이 설립한 샴페인 부와젤은 달콤한 샴페인이 유행하던 당시, 드라이한 브뤼 샴페인을 처음으로 유행시킨 샴페인 하우스예요. 브뤼 리저브는 기본급 샴페인이지만 첫 번째 압착 주스만 사용하고 3년 동안 효모 숙성을 하는 등 많은 노력이 담겼습니다. 30여 개의 다른 포도밭에서 재배한 피노 누아 55%, 샤르도네 30%, 피노 뮈니에 15%를 블렌딩해 만들죠. 복숭아, 배, 레몬, 브리오슈의 아로마가 풍부하고 입 안에서 느껴지는 기포의 질감이 매력적이에요. 오마카세를 시작하기 전 입맛을 돋우기에도 최적의 샴페인입니다.

라이징 스타 와이너리의 주목할 만한 와인
라 콘레리아, 레스 브루게레스 프리오랏 블랑 La Conreria, Les Brugueres Priorat Blanc

라 콘레리아, 레스 브루게레스 프리오랏 블랑 La Conreria, Les Brugueres Priorat Blanc/ 사진제공=와인21

현재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스페인의 와이너리 라 콘리레아의 화이트 와인도 오마카세와 함께해 보길 추천합니다. 이곳은 고도, 위치, 토양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유기농법을 적용해 포도를 경작해요. 이 와인은 프리오랏에서 가르나차 블랑카 100%를 사용했고, 발효 전 껍질 침용에 9개월간 효모 숙성을 하는 독특한 양조 방식을 적용했어요. 열대과일과 살구 풍미가 진하게 느끼지고 산도가 뛰어나 구운 생선, 마끼, 스시 등과도 아주 잘 어울립니다.

매력적인 미네랄과 은은한 존재감
레옹 망바크, 오세후아 Leon Manbach, Auxerrois

레옹 망바크, 오세후아 Leon Manbach, Auxerrois/ 사진제공=와인21

신의 물방울 35권에 소개되어 알고 있는 사람이 꽤 많은 알자스 생산자의 와인입니다. 유기농과 바이오다이내믹 농법을 사용하고 있는 친환경 와이너리죠. 오세후아(피노 블랑) 100%를 사용해 기분 좋은 꽃향과 섬세한 미네랄이 매력적입니다. 드라이하면서도 부드러운 스타일로, 과하지 않은 존재감을 느낄 수 있어요. 특히 스시 오마카세 같이 섬세한 음식과 페어링 할 때 은은하게 미감을 받쳐주며 고유한 장점을 십분 발휘합니다. 

생동감 넘치고 복합적인 소비뇽 블랑
메종 카스텔, 푸이 퓌메 Maison Castel, Pouilly Fume

메종 카스텔, 푸이 퓌메 Maison Castel, Pouilly Fume/ 사진제공=와인21

메종 카스텔은 세계 와인 시장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의 와인 기업으로 20개 와이너리를 운영하고 있는 카스텔 프레르(Castel Freres)의 주요 브랜드입니다. 가장 프랑스다운 프랑스 와인을 생산한다는 평을 얻고 있죠. 루아르 밸리의 소비뇽 블랑 100%로 생산한 푸이 퓌메는 산뜻하면서도 이국적인 과일향에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를 보여주는 와인이에요. 다양한 생선, 조개, 갑각류 요리와 잘 어울리며, 오마카세를 즐길 때는 특히 초반에 나오는 츠마미에 곁들여 보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