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문명을 여는 K-콘텐츠
다가오는 여름 열기 따라 한일중 정상 회담 이야기가 IT 먹거리 화두가 동남아 지역을 뜨겁게 달구었다. 한국의 국민 메신저 카톡을 넘어 세계 속의 메신저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메신저 앱 Line의 상징적 소유권을 두고, 그 예각들이 서로의 머리를 내밀며 부딪혀 발생하는 불길 때문이었다.
일본 국민이 85% 이상 사용하는 Line을 한국의 IT 검색 플랫폼 기업 네이버에서 만들었다고 생각하니, 가슴앓이를 하며 Line에서 한국 이름을 지우고 싶었을 거다. 이렇게 억지 주장을 하는 일본은 무척이나 자존심이 상할 만큼 상했을 거다. 이러한 한국 네이버의 행보는, 디지털시대로 갈수록, 또한 선진국일수록, 기업이 정부보다 앞서는 현상을 명징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미 20년 전, 한국의 드라마가 한국문화의 세계화에 앞장서더니, 세계 IT 선두 국가의 입지에 힘입어, K-콘텐츠 시대의 세계 일인자로 우뚝 서기 시작했다. 이는 어쩌면 과거 4대 문명 발상지가 세계 곳곳에 있었다면, 이제 미래 컴퓨터문명 발상지는 한국 1곳이 되리라는 희망을 품어도 좋지 않을까?
이러한 기대는, 며칠 전, 국내 IT 기업 네이버웹툰이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다는 뉴스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게 했다. 네이버의 계열 회사가 본사를 제치고, 세계 최고의 주식 시장에서 디지털콘텐츠의 한판 승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국은 과거 30년 넘게 선점하고 있었던 일본의 만화/애니메이션 산업 시장의 1위 지위를 흔들며, 아예 세계 웹툰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세계 디지털콘텐츠 전체의 최고 강자로 등극할 것이기에, 아직 생소하지만, 웹툰 감상 충동을 느끼게 하고 있다.
웹툰은 디지털콘텐츠의 바탕
돌아보면, 어린 시절 그림을 그리던 기억이 새롭다. 연필을 쥐자마자 무엇인가 보이는 것을 그대로 선으로 나타내려 했었다. 이처럼, 내가 누군가에게 내 상상이나 그 뜻을 알리는데, 그림만큼 빠르고 정확한 의사 전달 수단이 없다. 이러한 어릴 때 경험은 청소년기에 이르러 요즘 시대의 웹툰이나 컴퓨터 게임으로 이어지고 있다.
웹툰의 기본 구성은 점과 선이다. 그다음이 색이다. 여기에 대사나 상황묘사가 들어가 한 장면을 이룬다. 이 한 장면이 가진 상징성은 그 장면과 장면이 이어질 때마다 시간이 흐르는데, 그 상상들이 서로 부딪히면서 의미화되고 이야기가 된다. 어떤 장면과 장면 사이에는 개인의 자유로운 상상의 힘이 숨어있다.
그 짧은 장면 사이마다, 나만의 상상이 과연 다음 장면과 일치할 것인가 아닌가 하는, 기막힌 승부수가 숨어있다. 확대하여 해석하면, 인생이요 세상사로 보아도 될 듯하다. 이렇듯, 내 생각이 맞을 것이라는 궁금증은, 내가 예측할수록, 그 순간 느끼는 즐거움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게 할 만큼 빠져들게 한다. 새로운 환상의 세계를 경험하게 해주는 것. 이것이 반복되다 보면, 중독성을 가질 만큼 나만의 새로운 세계를 펼치고 싶다는 욕망을 자극하게 된다.
디지털콘텐츠 생활과 사회 변화
이러한 현상은 컴퓨터 발달로 인해 인공지능 기술과 어울려지면서 웹툰 시장이 갑자기 확대되었다. 무한대로 펼쳐지는 상상력을 일반화/수치화시키는 수단의 첫 단추로서 웹툰이 활용된다는 점이다. 즉, 적은 비용으로 빠르게 아이디어를 표현해 많은 사람에게 배포해, 그 선호도를 확인할 수 있는 절대적인 가치의 기준을 제공해 준다. 이 기준에 근거해 큰 자본이 들어가는 게임/드라마/영화 등의 제작으로 이어진다.
최근, 드라마나 영화 중,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웹툰이 원작인 작품은 눈에 띄게 늘어나는 추세다. 이렇듯, 디지털미디어 콘텐츠가 우리 생활의 전반에 걸쳐 등장하는 것은 컴퓨터문명이 가진 특성의 하나라 볼 수 있다. 전 인류가 강연이나 토론의 장이 현장 중심에서 컴퓨터 속에서 진행되는 경우가 더 많아지고 있다. 문자 중심의 문화가 동영상 중심으로 바뀌고 있음을 지금 우리는 경험하고 있다.
여기서 새롭게 떠오르는 것이 디지털미디어 콘텐츠의 OTT 시장 변화다. 전통적인 공중파방송이나 종합유선방송 시장의 축소는 컴퓨터 문명으로 가는 길목에서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즉, 컴퓨터시대로 바뀌는 삶의 현장은 새로운 정보 습득 방법이 바뀐 것이다. 이와 더불어 디지털미디어 저작권의 취득 방법도 또한 바뀌고 있다.
과거 저작권의 권리는 거대 기득권의 전유물이었다. 자본과 정보를 움켜줬던 권력독점시대의 예술인들은 그들 그늘에서 꿈틀거리며 작품의 혼을 태웠다. 그러다, 민주주의와 컴퓨터문화의 융합이라는 통과의례를 거치면서 디지털저작권이라는 명분이 틀을 잡기 시작한다. 컴퓨터 시대의 디지털저작권 형성은 저작권의 소수독점이 아닌 다수참여 시대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정보 독점에 이어 예술 독점 또한 이제는 자본 권력의 몫이 아니다. 이러한 흐름을 이해하는 이들이 삼삼오오 저작권을 형성하고 나누어 갖는 시대로 변하고 있음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떠오르는 디지털저작권 개인화
디지털저작권은, 디지털미디어 콘텐츠가 그 상품의 가치를 가지기 전에, 일반인이 그 미래 상품의 가치를 미리 조각내어 조각난 만큼 상품 제작에 참여함으로써 생겨난다. 즉, 정보를 찾고, 그 정보의 가치를 파악한 다음, 해당 정보의 중심 역할자로서 1/N의 권리를 소유하는 것이다. 이렇게 공동으로 참여해 생산된 작품은 시장 논리에 따라 상품화되며, 그 가치가 높아질수록 내 1/N 권리 즉 디지털저작권은 높아진다.
이렇듯 저작권 참여 시대가 탄생한 배경은 통신과 컴퓨터 발달이었다. 통신이 정보 전달 공간을 축소시켰고, 컴퓨터가 정보 처리 시간을 단축시키더니, 통신과 컴퓨터가 하나로 융합되면서 인터넷이 등장했다. 인터넷은 기존 수천 년의 축적된 기득권을 수십 년 만에 새로운 정보 독점 중심의 사회로 재편시켰다. 갑자기 성장한 신흥 정보 독점 소유의 단점을 극복하고 정보 분산/공유 사회로 바꾼 것이 최근의 정보의 투명한 공개를 지향하는 블록체인 이론이었다.
블록체인 기술은 기존의 유무형의 그 어떤 자산이든 그 가치를 1개 이상으로 조각내고, 그 조각낸 가치가 곧 권리임을 증명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전 세계에 불고 있는 이 RWA(Real World Asset)의 권리 증명 방법 중심에 디지털저작권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결국, 이러한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현대인이 새로운 자본가의 틀을 다지는 수단으로 인식하고 앞다투어 선점하는 것이 현실이다.
디지털저작권 선점이 새 자본가
이제 인터넷을 사용할수록, 개인이 참여한 콘텐츠가 늘어나는 만큼, 그 개인의 수익 발생이 되는 시대가 되었다. 특히 스마트폰으로 인해 컴퓨터 사용이 자유롭기 시작하면서 전 세계인이 정보 공유가 쉬웠기 때문이었다. 그동안 실물 경제에 바탕을 둔 플랫폼 기업이 세계 다국적 기업으로 성장해 디지털콘텐츠 산업을 이끌었다.
예를 들어, 검색의 구글, 인공지능 챗GPT의 오픈AI, 택시의 우버, 여행의 익스피디아, 개인 동영상의 유튜브, 배송의 쿠팡, 메신저의 라인이나 카톡, 소통의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뉴스의 엑스(트위터) 등등 수 없는 콘텐츠 플랫폼 다국적기업이 세계 IT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특히, 영화의 넷플릭스, 음악의 스포티파이, 미술의 아트시, NFT의 오픈시 등 디지털저작권 플랫폼은 지구를 안방 드나들듯, 새로운 문화 코드가 되어 각국을 쓰나미처럼 휩쓸고 있다.
한편, 미래학자들 사이에서는 로봇이 인간 노동을 대체했을 때, 인간은 무엇을 할 것이냐, 그때 각자는 어떤 행복감을 느낄 것이냐, 하는 등등의 각자 주장이 등장하고 있다. 이는 결국 새로운 형태의 산업을 예고하는바, 그 중심에 디지털저작권 플랫폼 선점이라는 큰 먹거리가 당면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금도 탄생하고 있는 디지털저작권을 움켜쥐는, 그래서 컴퓨터 문명을 거머쥐는 디지털저작권 플랫폼의 새 기업이 가까운 미래의 주인공이 되리라 예견하고 있다.
자, 이제 디지털저작권이 막 등장하기 시작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극초기 디지털저작권들을 나부터 하나하나 모으면 어떨까? 이를 통해, 새로운 컴퓨터문명에 잘 적응해 살고 있다는 새로운 즐거움을 느끼면 어떨까? 그러면, 또 다른 삶의 충동이 나도 모르게 생길지 누가 알겠는가? 맞다. 컴퓨터문명은 내가 변한만큼 내 것이 될 터이니 말이다. 당연지사, 내 남은 인생 또한 또 다른 빛의 행복감이 넘칠 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