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굴암 삼층석탑 (보물)
경주에 있는 신라석탑을 답사중이다.
거탑(巨塔)에서 시작하여 과도기 석탑을 거쳐 불국사 삼층석탑에서 완성된 신라 석탑은 이후 탑의 표면에 다양한 조각 등을 새기는 장엄(莊嚴)의 추가 방식을 지나 이제는 외적인 모양에 다양한 변화를 모색한 이형(異形) 석탑들이 나타나는데 그 대표격은 불국사 다보탑(多寶塔)임을 앞에서 알아보았다.
어찌보면 구례 화엄사에 있는 사사자 삼층석탑(국보)이 이형석탑의 대표에 손색이 없이 다양하고 아름다운 석탑일것이나 경주석탑 이야기 중이니 다음에 알아보기로 하고 뜻밖에도 석굴암 경내에 이형(異形) 삼층석탑이 있어 소개한다.
석굴암 삼층석탑 (보물)
경주 불국사 윗쪽 토함산에 자리한 석굴암
많은 사람들이 국보이자 세계유산에 등재된 석굴암 - 석굴에 계신 석가모니 석불과 복잡하고도 신비한 내부 구조 등에 관심이 많은데 정작 현장에서는 안으로 들어갈 수도 없고 사진을 찍을 수도 없어 전체를 살펴보는건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유리벽 밖에서나마 석굴을 살펴보고 돌아가는데 이곳 석굴암 경내에 이형(異形) 삼층석탑이 있는줄 모르고 그냥 나가버린다. 왜냐하면 이 삼층석탑은 방문객들이 들어갈 수 없는 구역에 있는데다가 그런 석탑이 있다고 안내하지 않기 때문인데 심지어 석굴암 홈페이지에서도 다루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석굴암 종무소에 들려서 삼층석탑을 물어보면 일지에 간단한 신상을 기록한 후 들어가게 하는데 요사채 건물 뒤편 낮으막한 언덕을 올라가면 우리 눈에 익숙하지 않은 모습의 이형석탑이 오롯이 자리잡고 있다.
그 특이함은 바로 탑을 받치는 이중기단에 있는데 우리가 아는 삼층석탑은 이중기단이나 삼층탑신이나 모두 방형(사각형)인데 비하여 이 석굴암 삼층석탑의 기단은 둥글기도 하고 팔각이기도 하여 흥미롭다.
즉, 지표면에 둥근 원형의 지대석이 있는데 그 지대석의 측면은 경사진 모습이며 지대석 위 하층기단은 둥근 갑석 아래로 원형인듯 하나 자세히 살펴보면 8각의 면석에 경계마다 기둥(우주)을 새겨 마치 커다란 바퀴를 뉘여 놓은듯 하다.
하층 기단 원형 윗면(갑석)에는 상층 기단 원형 받침이 2단으로 솟은 위에 8각의 상층기단을 올렸는데 역시 경계마다 기둥(우주)을 새겼고 윗면(갑석)은 둥글지만 그 위에 1층 몸돌 받침은 사각형으로 되어 있다.
즉 이중 기단은 사각형이 아니고 원형과 8각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전혀 거슬리지 않는 모습이며 다른 곳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다.
이렇듯 일반적이지 않은 기단부에 얹힌 삼층석탑은 일반적인 석탑과 마찬가지로 네모난 방형이며 몸돌과 지붕돌이 각각 하나의 돌로 되어 있다.
각 층의 지붕돌 아래에는 각각 3단의 층급받침을 새겼고 지붕돌 위에는 다음 층 몸돌 받침이 2단으로 올려져 있으며 직선적인 처마는 끝에서 경쾌하게 솟아올라 단아한 모습이다.
상륜부에는 노반과 복발이 남아 있다.
<계속>
*글/사진제공=김신묵 시니어조선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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