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5.14 15:20 | 수정 : 2025.05.15 14:13

-1시간 30분 가까운 거리로 아직은 덜 알려진 중국 골프 여행지
-티박스에 따라 변화무상한 레이아웃으로 승부욕을 자극하는 코스
-시내 호텔에서 잘 쉬고, 주변 번화가에서 푸짐한 식사와 발마사지까지 중국 여행의 묘미

재방문율이 높다. 이틀째 라운딩을 하고 숙소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지인들끼리 소곤소곤 다음 여행 날짜를 조율하고 있다. 연태와 위해 등 중국의 다른 지역에 비해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중국 염성 골프 여행, 무슨 매력이 있는 걸까? 궁금해진다.

중국 염성(Yancheng)은 청도와 상하이의 중간 정도에 있다. 장쑤성(江苏省) 동부와 황해 연안에 있는 해안 도시로 "염성(盐城)"은 문자 그대로 ‘소금의 도시’라는 뜻으로 예로부터 소금 생산의 중심지였으며, 중국식 발음 ‘옌청’으로 부르기도 한다.

염성은 제주도와 비슷한 위도상의 좋은 날씨를 유지하고 있어 사계절 골프가 가능하다.
염성은 제주도와 비슷한 위도상의 좋은 날씨를 유지하고 있어 사계절 골프가 가능하다.

염성은 인천공항에서 1시간 30분이면 도착하는 가까운 곳이다. 지금은 아시아나가 운항하고 있으며, 탑승 후 간단한 식사가 끝나면 내릴 준비를 해야 할 정도로 지루함이 없다. 특이한 점은 상황에 따라 비행기 착륙 전 비행기 창문을 모두 닫아달라는 안내방송을 할 때가 있다. 주변 군사지역으로 인해 비행기가 착륙하고 기내 밖으로 나갈 때까지도 창문은 닫아놓도록 한다. 잘 따라주기만 하면 된다. 염성은 아직 많은 외국인이 방문하는 지역이 아니다 보니 공항에 항공편이 많지 않아 입출국 수속이 빠른 편이다. 공항도 깨끗하고, 빠른 입국심사와 절차에 만족스럽다.

염성에는 사양도 골프클럽(Yueda Sheyang Island Golf Club)과 레드 크레인 골프 앤 리조트(Red Crane Golf & Resort-해빈 국제 컨트리클럽) 2개의 골프장이 있다. 사양도 골프클럽은 짜임새 있는 레이아웃과 도전적 코스이며, 레드 크레인은 마치 군산CC를 연상하게 하는 지형과 레이아웃으로 또 다른 재미가 있다.

여유와 도전이 공존하는 코스 레이아웃 – 사양도 골프클럽
Yueda Sheyang Island Golf Club
(18홀 / Par72 / 7,311 yards)

사양도GC 스타트라인에서 바라본 18번홀 전경.
사양도GC 스타트라인에서 바라본 18번홀 전경.

*코스 레이아웃, 컨디션

염성은 제주도, 후쿠오카와 비슷한 위도의 지리적 위치로 기온은 연평균 14.2도 정도이며, 1월에도 영하로 잘 떨어지지 않는 기온으로 인해 겨울에도 골프 플레이가 가능하다. 그래서 염성은 사계절 골프 여행지로 입소문이 나기도 한 곳이다. 페어웨이는 조선 잔디를 식재하고 있어서 겨우내 누런 잔디는 봄이 되면 한국보다는 좀 더 빠르게 초록 잔디로 옷을 갈아입는다.

사양도 골프클럽(이하 사양도GC)은 도전적인 코스 레이아웃과 코스 세팅으로 정복이 쉽지 않은 골프장이다. 티박스는 블랙, 블루, 화이트, 레드 4개로 운영된다. 사양도GC는 각 티박스에서 변별력이 명확하다. 남자 아마추어 기준으로 화이트에서 치면 짧고, 긴 홀이 적당히 배치되어 있다. 짧은 홀에서는 공격적으로, 긴 홀에서는 방어적 전략만 잘 짜도 괜찮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10번홀 티박스로 향하는 카트길 주변 울창한 나무 조경이 아름답다.
10번홀 티박스로 향하는 카트길 주변 울창한 나무 조경이 아름답다.

화이트티에서 자신감이 끓어오르면 블루티에서도 꼭 플레이해보자. 같은 골프장이지만 티샷 후 남은 거리는 화이트에서의 클럽 선택과는 확연히 다른 긴 클럽을 잡게 되며, 도전정신도 스멀스멀 올라온다. 화이트와 블루의 티박스 위치는 길게는 66야드까지 차이가 나는 홀도 있어, 완전히 다른 골프장에서 플레이로 느껴질 정도이다.

사양도GC는 여성에게 유리한 골프장이 아닐까 싶다. 특히 혼성 라운딩이라면 남성 티박스와의 충분한 거리로 인해 핸디캡을 받는 느낌이다. 내기를 꼭 해야 한다면 되도록 남자를 블루티로 보내라. 매홀 넘쳐나는 주머니에 즐거운 라운딩이 될 것이다.

15번홀 주변 전경.
15번홀 주변 전경.

사양도GC에서는 본인이 원하면 하루 18홀 이상의 27홀 또는 36홀 라운딩도 가능하다고 한다. 염성 골프 여행은 좋은 점수에 집중하는 라운딩과 한 타라도 더 연습하고 시도하는 라운딩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잘 갖춰져 있어 방문자들에게 좋은 점수를 받고 있다. 골프마니아에겐 한 홀이라도 더 칠수 있고, 집중할 수 있는 곳은 언제나 반가운 곳이다.

사양도GC는 2인 1카트에 한 명의 캐디가 서포트한다. 하지만 캐디 수급이 힘들어지면서 간혹 주말에는 4인 카트에 한 명의 캐디가 도울 때도 있다고 한다. 카트는 겨우내 잔디 보호를 위해 잔디가 올라올 때까지는 페어웨이 진입을 금지하지만, 잔디가 올라오는 4월 중순 이후에는 많은 비가 오거나 특별한 일이 없다면 페어웨이 진입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잔디가 올라온 시기에는 아침 식사 후 스타트해서 하루 36홀을 편안하게 돌 수 있기도 하다.

18번홀 세컨드 주변 전경.
18번홀 세컨드 주변 전경.

전반적인 코스 컨디션은 양호하다. 잔디가 아직 덜 올라온 시기에 방문해서 베스트 컨디션을 확인하지 못했지만, 벙커와 페어웨이 등 코스 관리는 꾸준히 신경을 쓰고 있는듯 하다. 카트에는 GPS가 설치되어 있어 코스 레이아웃과 거리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체크할 수 있다.

무엇보다 캐디들도 열심히 한다. 한국 골퍼의 방문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한국말도 조금씩 하는 스텝들과 캐디가 늘고 있고, 한국인을 반기는 분위기다. 한국 연예인 차은우를 좋아한다는 대학생 캐디는 역시나 한국말을 잘했다. 열심히 움직이고, 힘든 내색이 없이 18홀 동안 시종일관 밝은 얼굴이다. 한국의 잘생긴 연예인 덕분에 18홀 내내 덩달아 좋은 대접을 받는 기분도 나쁘지 않다.

사양도GC의 클럽하우스와 스타트라인, 그리고 밝은 캐디.
사양도GC의 클럽하우스와 스타트라인, 그리고 밝은 캐디.

사양도GC는 심하게 꺾이는 도그레그 홀은 없다. 다만 벙커와 해저드가 핸디캡이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양도GC에는 바람의 영향이 크다. 그날그날에 따라 다른 방향으로 부는 바람을 읽지 못하면 좋은 스코어를 받기 힘들다.

페어웨이는 좌우 벙커로 인해 좁은 편이다. 시각적으로 티박스에서가 더 좁게 느껴진다. 페어웨이 잔디는 조선 잔디로 한국 골퍼에게는 이질감이 없다. 화이트 티박스 기준으로 난도는 중급 정도로 보인다. 파4 431야드도 있고, 174야드 파3도 있다. 물론, 267야드 파4와 131야드 파3도 있으니, 버디를 노려야 할 홀과 방어해야 할 홀이 명확해서 재미있다.

골프여행전문 기획사 에디슨 투어 문정환 이사는 “중국 염성 골프 여행을 직판하면서 작년 겨울부터 사계절 골프 여행지로 문의가 늘어나며 지금도 꾸준히 여행객이 늘어나는 지역이다.”라며, “한국 골퍼들에게는 가까운 비행거리와 충분한 휴식, 기대 이상의 편안한 일정이 염성의 매력으로, 잘 쉬고, 잘 먹고, 충분한 라운드까지, 다녀온 여행자의 평이 좋은 골프 여행지 중 하나이다”라고 했다.

*그린, 벙커

내리막 경사와 벙커 등 그린 주변이 쉽지 않은 홀이 여럿 있다.
내리막 경사와 벙커 등 그린 주변이 쉽지 않은 홀이 여럿 있다.

사양도GC의 그린은 방문하는 시기에 따라 빠르고 느린 시기가 조금은 다르지만, 전반적으로 빠른 편이 아닌듯하다. 그리고 그린에서의 난도도 높지 않다. 포대 그린도 있고, 그린 주변이 어려운 홀들이 여럿 있어 그린에 올리기까지는 힘들지만, 핸디캡을 잘 이겨내고 그린까지 도착하면 보상을 주고자 하는 설계자의 의도가 아닐까 싶다.

16번홀 그린을 둘러싼 벙커가 인상적이다.
16번홀 그린을 둘러싼 벙커가 인상적이다.

벙커의 모래는 굵은 모래로 모래양은 넉넉한 편이다. 그린 주변으로 높이가 있는 벙커도 눈에 띄고, 페어웨이에도 큰 벙커가 많이 보인다. 하지만 결코 많은 숫자는 아니다. 시각적으로 볼이 떨어질 주변에 큰 벙커들이 자리 잡다 보니 많게 느껴지는 것 같다.

특히 그날의 핀 위치가 그린 주변 벙커에 가깝게 배치되는 날에는 바람까지 신경을 써야 하고, 자칫 벙커에 빠질 경우가 허다하다. 또한, 모래양이 많기에 정확한 샷을 못 하고 조금의 뒤땅이 나오면 벙커에서 여러 번의 샷을 할 수도 있으니, 과감하고 자신감 있는 벙커샷을 마스터해보자.

*핸디캡 1번홀

사양도GC에서 가장 어려운 9번홀.
사양도GC에서 가장 어려운 9번홀.

사양도GC 가장 어려운 홀은 9번홀이다. 파4홀이지만 화이트티 431야드의 긴 전장으로 핸디캡 1번홀의 위엄을 나타낸다. 티박스에 서면 앞으로 해저드가 있지만 멀지 않으니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페어웨이도 넓어 보인다.

우측으로 조금 꺾이는 도그레그 홀이기에 카트길 방향 나무를 넘기는 티샷이 가장 최단 거리의 최고 방향이지만, 슬라이스 걱정에 조심스럽고, 무엇보다 나무를 넘겨도 기다렸다는 듯이 큰 벙커가 자리를 잡고 있어 쉽지는 않다. 그러다 보니 클럽하우스가 보이는 페어웨이 중앙을 향해 치게 되고, 핀까지는 200미터 이상의 거리가 남게 될 수도 있다.

세컨드 지점에서 그린 방향(위)과 그린 주변에서 티박스 방향 전경(아래).
세컨드 지점에서 그린 방향(위)과 그린 주변에서 티박스 방향 전경(아래).

티샷을 잘 쳐서 벙커를 피해도 만만치 않은 거리가 남는다. 쓰리 온 작전으로 잘라가기에 페어웨이가 좁은 편이다. 여기에 왼쪽으로 해저드가 내리막 언둘레이션을 타고 연결되어 있다. 즉, 페어웨이 중앙에서 왼쪽으로 떨어지면 해저드 방향으로 볼이 흐르는 지형이다. 만만한 게 없다. 그래서 핸디캡 1번홀인 듯하다.

결국 두 번째 샷은 거리 욕심 없이 가장 자신 있는 세 번째 클럽을 남기는 샷이 필요하다. 그린 앞으로도 아주 큰 벙커와 주변 벙커로 인해 조금은 넉넉한 거리 확보가 좋다. 어느 골프장이든 핸디캡 1번홀은 있다. 핸디캡 1번홀에서 버디는 못 잡아도 설계자의 의도대로 무너지지 않기 위해 전략을 짜고 도전하는 것도 골프 라운딩에 있어, 또 다른 재미가 된다.

군산CC를 연상케 하는 만만치 않은 코스 – 레드 크레인 골프 앤 리조트(해빈 국제 컨트리클럽)
Red Crane Golf & Resort
(18홀 / Par72 / 7,344 yards)

레드 크레인 골프 앤 리조트.
레드 크레인 골프 앤 리조트.

염성에는 사양도GC 외에 레드 크레인 골프 앤 리조트(이하 레드 크레인)가 있다. 이전 명칭은 해빈 국제 컨트리클럽으로 언뜻 한국의 군산CC가 떠오르는 지형과 코스 레이아웃을 가지고 있다. 현재 한국인 총괄이 관리를 맡고 있어 클럽하우스에도 간식거리로 한국 브랜드 과자와 라면 등 골프장 이용에 있어 한국인 골퍼가 플레이하기에 이질감 없이 편하다.

레드 크레인은 벙커와 해저드, 바람이 관건이다.
레드 크레인은 벙커와 해저드, 바람이 관건이다.

레드 크레인에는 카트 페어웨이 진입이 가능하다. 체력적으로 덜 피곤하다. 넓은 페어웨이는 공격적이고 과감한 플레이를 가능하게 한다. 레드 크레인은 중급 정도의 난도이다. 시원스러운 페어웨이가 있지만, 큰 해저드와 벙커들이 핸디캡을 충분히 메꾸고 있다. 평지 위주의 코스레이아웃은 자칫 쉽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레드 크레인에서는 큰 해저드와 벙커 외 무엇보다 바람이 관건이다.

멀리 클럽하우스가 보이는 전경.
멀리 클럽하우스가 보이는 전경.

그날그날의 바람 방향에 따라 클럽 선택의 차이가 크게 난다. 결국 쉽게 보이는 코스와는 별도로 어쩌면 바람 계산으로 인해 머리가 더 복잡해질 수 있는 난해한 코스가 될 수도 있다. 그래도 시원스러운 페어웨이와 많지 않은 언둘래이션으로 인해 레드 크레인에서는 공격적이고 과감한 전략을 세워보자. 평상시 한국에서 주춤하던 공격적인 플레이가 레드 크레인에서는 스트레스를 푸는 즐거움이 되기도 한다.

*호텔 및 염성 시내

Hamton 호텔 내외부와 조식당, 그리고 염성 시내 대형 쇼핑몰과 많은 음식점.
Hamton 호텔 내외부와 조식당, 그리고 염성 시내 대형 쇼핑몰과 많은 음식점.

염성 골프 여행은 시내에 힐튼 호텔 브랜드 중 하나인 Hamton 호텔 등 시내 호텔과 사양도GC에 있는 골프텔 숙소에 묵을 수 있다. 사양도GC와 레드 크레인 골프 앤 리조트를 이용하는 데 있어서 시내 호텔과 골프텔 두 곳 모두 각각의 장점이 있으니,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Hamton 호텔은 대형 쇼핑몰과 연결되어 깨끗하다. 쇼핑몰 1층에 스타벅스도 있어서 저녁 시간 커피 한잔 하기도 부담이 없고, 주변에 과일 가게에서 싱싱한 현지 과일을 사서 먹어보는 것도 재미있다. 또한 걸어서 10분이면 길거리 음식 등도 맛볼 수 있는 염성 로컬 거리도 방문할 수 있다.

염성 시내 대형 몰에는 다양한 식당이 있으며, 중국 현지식도 푸짐하게 즐길 수 있다.
염성 시내 대형 몰에는 다양한 식당이 있으며, 중국 현지식도 푸짐하게 즐길 수 있다.

염성 시내에는 대형 쇼핑몰 등 먹거리도 풍부하다. 유달리 한국인 입맛에도 과하지 않은 향신료로 인해 부담 없는 음식을 고를 수 있다. 한국 식당도 있지만 중국식 로컬 식당도 아주 푸짐하게 잘 나오니 꼭 먹어보자. 동파육과 한국의 탕수육과 비슷한 달콤한 요리까지 누구나가 흡족한 음식이 많다.

외국에 왔으니, 현지에서 유명한 음식도 경험해 보자. 염성에는 특히 양고기가 유명하다고 한다. 한국에서 자주 접하는 양고기 꼬치 외에도 싱싱하고 육질이 좋기로 유명한 양고기 앞다릿살을 통으로 구워주는 바베큐가 여행자의 눈과 입을 즐겁게 한다. 양고기 특유의 잡냄새는 거의 없는 싱싱한 재료로 양고기 마니아라면 만족할 만한 퀄리티다. 양고기 바비큐와 도수 높은 중국술과의 궁합은 묘한 매력이 있다. 중국 염성 여행의 또 다른 별미가 아닐까 싶다.

양고기 앞다리 바베큐.
양고기 앞다리 바베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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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체크 (10점 만점)

*코스 레이아웃-8.5
*캐디-캐디-9
*페어웨이-8.5
*그린-8
*조경-8.5
*클럽하우스, 부대시설-8
*한 줄 평-편안한 일정, 알차게 골프에 매진할 수 있는 가성비 골프 여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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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및 취재 협조 :에디슨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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