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고의 사케 생산지 ‘고베 나다(灘)’

고베는 1868년 외국과의 무역을 위한 개항으로 인해 지금도 일본 내에서 서양과 중국 문화를 느낄 수 있는 도시로 유명하다. 미식의 도시로도 유명한 고베는 고베 소고기(고베규)와 빵, 디저트 등이 유명하지만, 일본 국내 생산량의 약 30%를 자랑하는 ‘사케’에 대한 긍지도 대단하다.

‘사케’(酒)는 일본에서 술을 의미하는 일반 명사로 니혼슈(日本酒) 또는 청주(清酒)로 불린다. 고베가 왜 일본 내 많은 생산량과 양조장 시설, 맛있는 고베 주(酒)를 자랑할까? 그 이유는 고베의 지리적 특징과 관련이 있다.

첫 번째는 ‘쌀’이다. 고베에는 일본주 양조에 가장 적합하고 최상급으로 알려진 쌀 품종 ‘야마다 니시키(山田錦)’라고 하는 쌀이 많이 재배되고 있다. 야마다 니시키는 최고급 사케(특히 다이긴죠)를 만드는 데 가장 적합한 쌀로 알려져 있으며, 섬세하고 우아한 맛과 향을 낸다는 평이다.

효고현(兵庫県)과 고베의 일부 지역은 기후와 토양이 야마다 니시키 재배에 최적화되어 있어, 전국에서 이곳에서 재배된 쌀은 최고의 품질로 인정받으며 '특A 야마다 니시키'로 불리기도 한다.

고베가 양조 기술이 발달한 이유 두 번째는 ‘물’이다. 롯코산의 지층을 통해 바다에서 솟아나는 ‘미야미즈’(宮水)는 술을 만드는데 매우 적합하다고 알려져 있다.

고베 나다(灘) 지역의 미야미즈는 사케 양조에 이상적인 경수(硬水, Hard Water)이기 때문에 사케를 만드는 데 매우 좋다. 특히, 미야미즈의 독특한 광물 성분은 사케의 발효 과정을 촉진하고 사케 특유의 드라이하면서도 깊은 감칠맛 살린다.

세 번째는 ‘기술(장인)’이다. ‘단바 도지’(丹波杜氏)라 불리는 나다의 주조에 적합한 기술을 가진 장인이 고베 인근에 많이 존재하며 그 기술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배경으로 인해 고베시와 니시노미야시(西宮市)에 걸쳐 있는 ‘나다고고(灘五郷)’라 불리는 지역에는 25개의 양조장이 있으며, 전통적인 주조부터 현대적인 주조까지 배울 수 있는 자료관, 시음을 즐길 수 있는 양조장이 많다.

대표적으로 고베 슈신칸(KOBE SHU-SHIN-KAN)과 하쿠츠루 주조(HAKUTSURU Sake)를 꼽을 수 있다. 두 곳 모두 시내에서 멀지 않아 많은 방문객이 이어지는 곳으로 특히, 자료관 시설이 잘되어 있어 전통적인 방식과 현대 방식 모두 관람할 수 있다. 또한, 양조장에서는 술뿐만 아니라 화장품과 과자도 만들고 있으므로 술을 마시지 못하는 분도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고베 여행을 계획한다면 가까운 양조장을 방문해 일본주를 맛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