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모기장, 제라늄 키우기

제라늄의 꽃과 잎에서 풍기는 강한 향이 너무 역해서 싫다고 하는 사람이 많지요. 그런데 이 독특한 향기가 모기를 쫓아준다는 거, 아시나요? 제라늄 중에서도 가장 탁월한 효과가 있는 녀석은 바로 '구문초(몰 구(驅), 모기 문(蚊), 풀 초(草)). 모기를 몰아내는 식물이라는 뜻의 구문초는 '로즈 제라늄'을 가리키는 말이랍니다.


로즈 제라늄의 꽃과 잎은 이렇게 생겼어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잎에서 향기로운 '장미향'이 나는 녀석이에요. 사람이 맡으면 아름다운 이 향기를 모기란 녀석들은 너무나 싫어해서 절대로 가까이 오지 못한다고 해요. 하지만! 로즈제라늄 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제라늄 종류는 모기를 쫓아주는 효과가 있지요. 외국의 멋진 풍경을 담은 사진을 보면, 집집마다 건물마다 창가를 풍성한 꽃으로 장식한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잖아요. 이 사람들이 꽃을 좋아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이보다 더 큰 이유는 꽃을 이용한 '방충망 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해요. 그 중에서도 어딜 가나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이 바로 '제라늄'이랍니다.

잎 사이로 늘씬한 꽃대가 올라와 끝부분에서 둥근 꽃볼을 만드는 제라늄. 여러 개의 꽃송이가 한데 뭉친 모습은 정말 예쁘답니다. 가격 착해, 색깔 다양해, 어지간한 병충해에도 강하고, 환경에 따라 생육 조절도 잘하고, 조건만 맞으면 일 년 내내 꽃이 피는 기특한 녀석. 한마디로 말해, 별 탈 없이 쑥쑥~ 무럭무럭 잘 크는, 화초 키우기 애호가들이 원하는 아주 바람직한 성격의 소유자, 제라늄. 그 뿐만이 아니랍니다. 제라늄은 번식도 아주 잘 되는 녀석인데요, 꺾꽂이(삽목법)라는 간단한 방법으로 많은 식구를 늘릴 수가 있답니다. 번식법을 알려드릴게요, 잘 기억해 두었다가 꼭 시도해 보세요.


제라늄 키우기

<준비물> 가위, 물, 흙(배양토 또는 모래흙), 화분

제라늄의 여름철 관리 방법

봄날의 환희를 느끼게 하던 제라늄들이 여름이 되면서 여기저기서 픽픽 쓰러지며 제라늄 애호가들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남기는 이 때. 산타벨라가 나섰습니다. 제라늄의 여름철 관리 방법을 소개해드릴게요.

여름은 일년 중 제라늄에게 가장 힘든 시기입니다. 높은 기온도 그렇고 지나치게 높은 습도가 녀석에게는 거의 쥐약이기 때문이지요. 너무 덥고 너무 습해서 제라늄이 잠시 성장을 멈추기도 하는 때이고요. 햇빛 부족으로 인해 화려하던 봄날의 꽃들이 하나 둘 씩 자취를 감추고 푸르뎅뎅한 잎들만 삼겹살을 싸먹으면 좋겠다 싶을 만큼 크고 넓적해지는 때. 흙, 잎, 꽃잎에 번지는 줄기썩음병(=뿌리썩음병, Pythium Root Rot & Blackleg)과 회색곰팡이병(gray mold=잿빛곰팡이병,Botrytis)이 특히 웬수.


자, 제라늄의 여름철 살아남기 대작전!!! 보실까요?

<1> 질병에 대한 예방과 대책

줄기썩음병(=뿌리썩음병)

줄기썩음병의 증세가 이렇습니다.

줄기가 검게 변하면서 만지면 물컹하고 진한 액체가 흘러나오지요. 냄새도 나고요. 극히 일부분에서만 나타나는 것으로 보이더라도 사실은 식물체 전체가 위험한 상황입니다. 이런 경우, 할 수 없이 버려야 돼요. 심었던 흙도 함께 버리는게 안전하고요. 심었던 화분은 흙을 제거하고 락스를 진하게 푼 물에 1시간 가량 담갔다 말려서 다시 씁니다. 비가 자주 내리고 습도가 높은 조건에서 창궐하게 되는 이 병은 제라늄의 생존에 치명적인데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예방할 수도 있답니다.

1. 약재로 미리 예방 - 5월부터 9월까지 2주일에 한 번 '다이센엠'을 살포한다. 잎과 줄기에는 스프레이하고 물을 줄때 함께 줘서 뿌리에 닿도록 한다.

2. 통풍의 중요성 - 실외에서 키우는 제라늄의 경우에는 위의 병이 거의 걸리지 않는다.


밖에서는 통풍이 잘되기 때문. 그럼, 실내에서는 어떻게 할 것인가?

a. 여러 개 화분을 가까이 두지 말고 사이사이의 공간을 확보할 것.

b. 잎이 무성한 부분(특히, 뿌리에 가까운 부분)은 잎을 적당히 솎아낼 것(아래사진처럼)

회색곰팡이병(=잿빛곰팡이병)

이 병은 제라늄의 잎, 줄기, 꽃잎, 뿌리에 걸쳐 부분적으로 회색(잿빛) 곰팡이가 생기는 증세입니다. 제라늄은 다른 식물에 비해 곰팡이에 약한 식물로 시든 잎이 떨어져 곰팡이가 생기면 식물체 전체로 번지기 십상이에요.

예방법은?

시든 잎(꽃잎 포함)은 바로바로 처리합니다. 시든 채로 줄기에 붙어 있거나 흙 위로 떨어진 잎파리와 꽃잎은 그때마다 얼른 제거하세요.


<2> 물주기

제일 중요합니다.

제라늄을 다육식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 정도로 건조에 강한 식물이지요. 평소 제라늄의 물주기는 화분의 흙이 말랐을 때 주는 것이지만 여름철에는 화분의 흙이 마르다 못해 흙가루가 폴폴 날릴 정도가 되었을 때 줍니다. 꽃이 많이 피는 계절에 물을 적게 주면 꽃이 피는데 지장이 있지만 고온다습한 여름철은 제라늄의 휴면기이므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답니다. 저의 경우, 제라늄의 여름철 물주기는 화분의 흙이 모두 바싹 말랐을 때가 아니라 흙이 바싹 마르고 나서도 한참 지나서 줍니다.

'과습이 제일 문제라고? 그렇다면 물을 조금씩 주면 될 거 아냐.' 하겠지만, 중요한 것은 물을 주는 횟수나 양이 아니라 흙의 건조 상태가 더 중요한 것이므로 반드시 화분의 흙이 바싹 말랐을 때 한 번에 흠뻑 주는 것이 좋다, 이겁니다. 조금씩 찔끔찔끔 주지 마세욧!

손가락의 두 마디 정도를 흙에 넣어보아 뽀송뽀송 말랐다고 느껴질 때 물을 주세요. 초보라면, 제라늄 잎이 살짝 쳐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주는 것도 좋은데, 너무 오랫동안 물을 굶기면 잔뿌리가 말라버리므로 조심해야 해요. 비가 오는 날은 물을 주지 않는 것이 좋답니다. 공중습도가 높아 화분 속흙의 수분이 더디게 마르기 때문이지요. 하루 중 온도가 가장 높은 시간을 피해 아침이나 저녁 때 물을 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3> 햇빛 쪼이기

실내에 해가 들지 않는 여름철의 경우, 제라늄의 잎은 특유의 주름이 없어지고 잎의 크기도 호박잎처럼 커집니다. 잎에 무늬가 있는 제라늄의 경우에는 현저하게 무늬가 흐려지기도 하고요. 이러한 증세 모두가 햇빛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다른 때도 그렇지만) 제라늄 화분을 집안의 가장 밝은 곳에 두세요. 가을이 되어 해가 많이 들어오면 제라늄 본래의 예쁜 새잎이 돋아나니 이 점은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답니다.


<4> 영양제

비료는 절대로 주지 않습니다.

가뜩이나 덥고 습해서 좀 쉬고 있는데 더 잘 자라라고 비료를 주면 제라늄이 미치지 않을까요? 이때 비료를 잘못 주면 제라늄은 죽습니다. 뿌리와 줄기가 썩어버리거나. 자, 위와 같은 원칙을 꼭꼭 지켜서 제라늄 키우기에 실패하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자료제공 정원·원예 전문월간지 가든인
글·사진 성금미 산타벨라처럼 쉽게 화초키우기 저자

[시니어조선 관련뉴스]

ㆍ화초를 키울 때 가장 중요한 ‘올바른 물주기 방법’
ㆍ가는 곳 마다 시선집중! 스페인 그라나다 알함브라 궁전 정원
ㆍ꽃으로 아름다운 치유 마을 독일의 바트 뵈리스호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