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가 사드 배치 문제로 떠들썩하다. 일부 주민은 생계도 뒷전으로 하고 연일 사드 배치 반대시위에 참가하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질까? 사드라는 무기 체계가 성주군민에게 어떻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 누가 제대로 알고 있을 것인가? 일부 군사무기 전문가들만이 사드라는 무기에 대해 그 기능과 영향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수준일 것이다.
그럼 왜 이렇게 성주군민들이 결사항쟁을 벌이고 있고 그 때문에 국무총리와 국방부 장관까지 그곳에 방문해서 주민을 설득하려는 것일까? 그것은 먼저 사드 배치의 문제를 떠나서 인간사 가장 기본이 되는 원칙을 어겼다는 것이다. 어떤 일을 행함에 반드시 먼저 소통이 바로 그것이다.
가정사만 보더라도 여름휴가를 보내기 위해 장소를 결정함에 집안의 가장이 가족의 의견을 묻지 않고 독단적으로 장소를 정하고 그곳으로 가자고 했을 때 과연 가족들이 순순히 가장의 의견을 따를까? 이런 의사결정의 형태는 과거 3공화국 시절에나 통하는 의사결정 방식이다. 현재와 같은 시대에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내 마누라, 내 자식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세상이라는 걸 가장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하물며 수만의 주민이 사는 지역에다 한마디 언급도 없이 갑자기 사드라는 군사무기를 설치한다는 것에 대해 그것의 영향을 생각하기에 앞서 의사결정 방법에 대한 반감이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 판단된다. 거기에 항상 어느 시위에나 나타나는 일부 사람들이 편승하여 더더욱 시위를 부추기는 상황이 되다 보니 성주 주민의 시위사태가 과격한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물론 한편으로 국가를 통치하는 안보 관련 책임자들의 처지에서 북한과의 극한 대치상태에서 촉박한 의사결정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충분히 이해는 간다. 그러나 때로는 토끼보다 거북이가 목적지를 먼저 가는 경우를 우리는 옛 동화를 통해 알 수 있다. 사드에 대한 사전 설명 없는 급한 결정이 오히려 더 늦어지고 있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
대한민국 성인이라면 아무리 북한이 말로 대한민국을 미사일로 초토화시겠다고 위협을 가해도 쉽게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안다. 핵무기 사용은 다 같이 공멸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더욱 섣불리 사용할 수 없다.
사드의 해결을 위해선 지금이라도 먼저 소통하고 경청하고 공감하는 장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소통하고 경청하고 공감하는 것이 결코 쉬운 문제는 아니지만, 그 방법이 꼭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사드 사태를 보면서 아직도 우리 사회는 소통하고 경청하고 공감하는 부분이 많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이번을 계기로 대한민국이 한 번 더 소통하고 경청하고 공감하는 사회 문화를 키워나갔으면 하고 이번 사태가 잘 마무리 되길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