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출을 보면서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떠나는 바다낚시는 일상의 피로를 씻어준다.
폭염이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와중에 안면도 초입의 마검포에 있는 정원호 선단을 찾았다. 엄청난 낚싯배로 붐비는 오천항이나 인천의 남항과는 다르게 마검포는 비교적 한산한 곳이다. 접안시설이 확충되고 주차장도 넓어서 비교적 쾌적한 낚시를 즐길 수 있다. 얼마 전부터는 루어 낚싯배도 많이 생겼다.
다운샷을 배운 지 얼마 되지 않았던 시절, 매해 수차례 정원호를 탔다. 하지만 올해는 유난히 예약 잡기가 쉽지 않아 대광어 시즌이 한참 지난 8월 13일이 되어서야 승선이 가능했다. 낚싯배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 고려할 사항들이 많지만 그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선장과 교감이라고 할 수 있다. 조과가 좋고 최신식 배라고 하더라도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선장이 아니라면 다시 찾지 않게 된다.
통상 5시를 넘겨서 출항하는데 이날은 물때와 날씨를 고려해서 4시에 출항을 했다. 배에 탄 뒤 원하는 곳에 낚싯대를 꽂은 뒤 채비를 정리하고 선실로 들어가 휴식을 취하면 된다.
낚시꾼마다 선호하는 자리가 있지만, 화장실이 가깝고 햇빛을 피할 수 있는 좌측 선미에 자리를 잡았다. 뱃머리는 수면에서 높게 올라가 있기 때문에 흔들림이 심해서 멀미를 할 수도 있고 포인트 이동 시 바닷물이 튀는 경우도 많다.
물흐름이 좋지 않았을 때 봉돌의 중요성
광어 다운샷을 할 때는 통상 40호 봉돌을 많이 쓰는데 이날은 1물이고 고저 차가 150 정도밖에 안 되는, 물이 잘 안 가는 날이었다. 그래서 블루오션에서 출시한 푸른봉돌 25호, 30호를 사용해봤다. 푸른봉돌의 장점은 4호나 5호의 조절추를 25호와 30호 등의 고리추에 추가할 수 있다는 점이다. 포인트의 물흐름 정도에 따라 무게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가 있고 짐의 무게가 줄어드는 큰 이점이 있다.
전동릴에 100호 봉돌의 채비를 준비한 사람이 많았다. 광어 다운샷에는 잘 쓰이지 않는 채비이며 봉돌과 낚싯줄의 굵기가 다르니 줄 엉킴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다행히 물흐름이 세지 않아서 엉킴이 심하지는 않았지만 줄 엉킴이 심하게 발생해 줄을 끊어야 할 때 자신의 합사나 쇼크리더를 끊는 것이 예의다.
먹잇감을 놓치지 않으려는 광어의 특성상 옆 사람이 광어를 놓치면 주위의 다른 웜을 무는 경우가 많다. 혹셋후 바로 바늘이 빠지는 경우 줄을 풀어서 다시 채비를 흘려도 웜을 무는 경우가 있다.
어창은 외부의 바닷물을 어창 안쪽과 계속 순환시키는 구조인데 이날은 폭염으로 바닷물 온도가 높았다. 자연히 어창 온도도 높아지게 돼 보관 중인 광어와 우럭들이 죽을 수 있었다. 개인 물칸을 4개를 썼는데도 켜켜이 쌓이는 광어와 우럭을 어찌할 수가 없어서 피징 한 뒤 최대한 개인 물칸에 뒀다가 아이스박스로 옮겼다. 우럭은 빠른 속도로 물 위로 올라오면 부레가 부풀어 올라 물칸에서 배를 뒤집고 있게 된다. 그러면 오래 못살고 죽는다. 고급어종에 속하는 참돔을 주로 피징 하지만 우럭도 오래 살려두려면 피징을 하는 것이 좋다.
지인은 오랜만의 다운샷이어서 그런지 초보들이 하는 실수를 했다. 바닥인 줄 알고 채비를 뜯어내는 과정 중에 대광어를 인지했지만 이미 채비가 뜯긴 상태여서 놓치고 말았다. 이런 일을 겪고 나면 아쉬움이 오래도록 남게 된다.
챔질을 하고 릴링을 하는데 크기가 작지 않음을 예감했지만 42cm 되는 우럭이 올라왔다. 사무장이 우럭이라고 장담을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 정도 무게면 드랙을 한참 풀고 나가야 했는데 째는 방향과 드랙 풀리는 양이 광어와는 달랐다.
고기가 나오든 안 나오든 마음 맞는 선장의 배에 마음 맞는 사람들과 낚시를 해야 즐거움이 배가 되는 것 같다. 선상 낚시를 시작하게 되면 여러 곳의 배를 타지만 결국 자신의 성향과 잘 맞는 배에 안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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