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폐경, 임신은 불가능한 것일까?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에 인연을 만나 조금 늦은 결혼을 한 a씨, 처음에는 인생의 짝을 만난 것 만으로도 행복했지만, 점점 아이에 대한 생각이 간절해졌습니다. 더 늦기 전에 아이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으로 찾은 병원에서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습니다. 바로 조기폐경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를 포기해야 할까요?

조기폐경이란, 조기난소부전(premature ovarian failure)을 말하는 것으로, 40세 이전에 3개월 이상 무월경 또는 월경 불규칙이 있으면서 혈청 생식샘자극호르몬 농도(fsh)가 40 miu/ml 이상인 경우를 말합니다. 원인으로 유전자 이상이나 방사선 조사, 자가 항체 등의 원인이 있지만 대부분은 원인불명입니다. 전체 인구의 1% 정도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조기폐경이라고 해서 꼭 임신이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산부인과에서는 임신을 원하는 조기난소부전 환자들을 위해 난자 공여에 의한 시험관 아기시술을 합니다. 또한 난소의 기능이 완전히 정지된 폐경과 달리 조기난소부전의 경우 5-10%에서 자연임신이 가능하고, 10-20%에서 난소기능이 회복될 수 있습니다.

서양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조기난소부전으로 진단받은 여성의 경우에도 40% 정도에서는 초음파상 난포가 확인된 바가 있고, 국내에서는 조기난소부전으로 진단된 환자에서 총 6예의 자연임신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조기난소부전은 한의학에서 광범위하게는 경폐(經閉)의 범위에 속합니다. 경폐는 크게 혈이 고갈된 혈고경폐(血枯經閉)와 기기울결(氣機鬱結)로 인한 혈체경폐(血滯經閉)로 나눌 수 있습니다. 대만에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8년간의 무월경으로 조기난소부전으로 진단받은 환자가 3개월간의 한약 복용 후 배란이 관찰되었고, 국내에서도 한약 치료 후 조기난소부전 환자가 임신과 출산에 성공한 3례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적절한 때에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다른 형태의 월경이 수개월 이상 지속될 때, 방치하지 말고 치료 받으세요.

<글 = 하이닥 의학기자 황보수민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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