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리 법(法)석] 가계약금은 계약이 안 되면 돌려받지 못한다?

    입력 : 2017.11.21 10:02

    부동산 계약 시 가계약금 문제

    대학생 A는 학교 주변 원룸을 알아보던 중 보증금 600만 원에 월세 30만 원의 마음에 드는 집을 찾게 되었다. 공인중개사가 금방 나갈지도 모르니 가계약금을 걸라고 하여 30만 원을 공인중개사에게 지급하였고 공인중개사는 집주인에게 송금해 주었다. 이튿날 A는 부모님의 반대로 계약을 못 하겠다며 30만 원을 돌려달라고 했다. 그러나 집주인은 못 돌려 주겠다고 한다. 이럴 때 A는 30만 원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

    가계약이라는 용어는 민법에 없는 법률용어이다. 문구 그대로 본계약 이전에 행하는 임시계약을 의미하는 것으로 명확하게 그 개념이 정립되어 있지는 않지만, 실무상 계약의 유형으로 종종 사용되고 있다. 가계약도 일종의 계약이고 구두계약만으로도 계약은 성립하고 그 효력도 발생한다. 다만 법적 효력을 갖기 위해서는 계약의 본질적 사항인 중요 부분에 관한 구체적인 의사의 합치가 있거나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 기준과 방법 등에 관하여 합의가 있어야 한다.

    사진=조선일보DB

    대법원 판결을 보면 가계약의 반환 여부는 사건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가계약이라는 이름에 구애받지 않고 가계약의 합의 내용을 보고 이를 계약한 것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계약의 준비 단계로 볼 것인가를 구분한다. 그 구분의 기준은 '계약의 중요 부분'이 확정된 경우는 계약으로 보고, 확정되어 있지 않은 경우는 준비 단계의 계약으로 본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계약의 중요 부분'은 가계약 당시 (부동산 매매의 경우)매매계약의 중요 사항인 매매목적물과 매매대금 등이 특정되고 지급방법에 관한 합의가 있으면 그 매매계약은 성립되었다고 보았다.(대법원 2006.11.24.선고 2005다39594 판결)

    위 사례의 경우, 집주인이 30만 원을 받고도 제3자와 계약을 해버렸다면 A는 가만히 있지 않고 ‘나한테 방을 세주기로 한 약속을 어겼으니 위약금을 내라’고 항의할 것이고, 반대로 A가 약속을 어겼다면 집주인은‘30만 원을 받은 것 때문에 제3자와도 계약을 할 수 없었다’고 하며 30만 원을 돌려주지 않을 것이다. 이럴 때는 위 30만 원은 계약금으로 본다. 그러므로 임대차 또는 매매 계약 시 가계약금을 주는 사람 입장에서는‘계약이 안 되면 돌려준다’는 내용의 약속을 받거나 그에 대한 서면을 받아 놓아야 한다.

    따라서, 위 사례는 임대차계약에 관한 본계약이 구두로 성립되었다고 볼 수 있고 또한 공인중개사나 집주인으로부터 A가 계약을 포기할 경우 언제든지 돌려준다는 약속이 없었으므로, A는 위 30만 원을 돌려받기는 어렵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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