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마크의 피를 물려받은 골프 스타(1) 父子 - 정종선-정재훈

정종선은 1994년 미국월드컵을 비롯해 90년대 대한민국 수비진을 구축했던 명 수비수 였다. 아들 정재훈은 올 시즌 ‘루키’ 신분으로 KPGA 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다.


‘노력과 끈기’ 승부사 기질의 부자

아들 정재훈은 운동선수의 길을 걸었어야 했을 운명이었을지도 모른다. 아버지는 90년대 태극마크를 달고 월드컵 무대를 누비던 스타였고, 형도 자연스레 축구선수의 길로 들어섰다. 운동선수 출신 아버지의 신체조건을 그대로 물려받았는지 185cm, 90kg의 뛰어난 신체조건을 자랑한다. 아버지는 둘째 재훈이도 축구선수가 되기를 바랬다. 현 언남고 축구부 정종선 감독은 “두 아들이 내 뒤를 이어 국가대표로 전 세계를 누비는 모습을 꿈꿨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들은 골프를 선택했다. 올 시즌 KPGA 루키인 정재훈은 “한 홀 한 홀 전략적으로 돌파해 나가며 승부를 던져야하는 짜릿함과 정복이 없고 새로운 도전이 던져지는 것도 재밌다. 그래서 난 골프가 좋다”고 말했다.

사실 아버지는 아들이 골프를 금방 그만 둘 줄 알았다. 하지만 하루 종일 운동만 하는 아들의 진지한 눈빛을 보니 믿음이 가기 시작했다. 정 감독은 “나도 운동을 했었기 때문에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다. 운동을 대하는 태도가 진지했고 내가 말릴 정도로 운동에만 열중하는 모습을 보고 밀어주기로 결심했다. 실력적인 부분은 70점인데 노력하는 점수는 100점이다”고 말했다.

아버지 역시 현역 시절 노력과 끈기로 국가대표를 지냈고, 지금도 지도자로서 항상 연구하며 2001년 창단 팀 언남고 를 맡아 50여 차례가 넘는 우승을 일궈낸 승부사다.

또래보다 많게는 5~6년 늦게 골프를 시작한 아들은 단 한 번의 고배도 마시지 않고 올해 KPGA 정규투어에 진입했다. 내년 시즌 일본투어 진출을 위해 일본을 오가며 Q스쿨을 준비하고 있다. 정재훈은 “축구선수인 형은 아버지가 유명한 스타여서 부담을 많이 가졌을 것이다. 하지만 난 종목도 다르고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 했다. 그래서 골프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 목표가 있다면 그동안 뒷바라지 해주신 부모님께 우승컵을 안겨드리는 것이다. 그날이 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실력보단 ‘인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아버지

아버지는 선수 생활 뿐만 아니라 지도자로서도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특히 그가 맡은 언남고 축구부는 국내 최정상급 팀이다. 대한민국 축구를 이끌어가고 있는 인재도 여럿 배출했다. 아들에게나 누구에게나 지도철학은 한결 같다. 바로 인성이다. 정 감독은 “실력은 상관없다. 사람으로서 됨됨이가 우선이다. 아들이나 제자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부분이다. 남을 배려하는 선수가 되어야 더 성공할 수 있다. 그리고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 선수든 아들이든 중간에 자신의 의지로 관두는 건 용납 못한다. 아들이 자랑스러운 건 노력하면서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오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미래의 ‘타이거 우즈’를 꿈꾸는 아들

올 시즌부터 정규투어에 몸담고 있는 아들은 KPGA투어에서 한 단계 한 단계 경험을 쌓으며 한국의 타이거 우즈를 꿈꾼다. 특히 올 상반기 루키 신분으로 출전한 정규투어는 그에게 경험이라는 자산이 됐다. SK텔레콤 오픈에서 함께 라운드 한 최경주를 통해 목표까지 제시받았다.

정재훈은 “프로님과 같은 조에서 라운드를 했는데 긴장을 풀고 편안하게 치라고 조언해주셨고 타수를 줄이는 법에 대해서도 가르쳐 주셨다. 이제 갓 투어에 진입한 신인인 내겐 같이 라운드를 한 것만으로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정재훈의 가장 큰 장점은 300야드에 육박하는 비거리와 정교한 아이언샷이다. 정재훈은 “거리보단 정확하게 치려고 노력하고 있다. 쇼트게임은 더 보완해야한다”고 말했다. 먼 훗날 우상인 최경주와 타이거 우즈처럼 PGA투어에서 활약하는 자신의 모습을 그린다. 정재훈은 “KPGA투어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그다음은 일본투어 마지막은 PGA투어에 나서는 것이 목표다. 한 단계씩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보이면서 내 꿈을 이룰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자료 제공 : THE GOLF (www.the-gol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