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9.22 11:05

박성현(23, 넵스)이 에비앙 챔피언십을 마치자 마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미래에셋대우 클래식에 참가한다.

지난 18일(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레뱅에서 대회를 마친 박성현은 23일 강원도 춘천시의 강촌엘리시안 컨트리클럽에서 열리는 대회에 나선다.

이런 무리한 일정이 올해 들어 처음도 아니다. 박성현은 7월 10일에 끝난 US여자오픈을 치른 후 14일 인천에서 시작하는 KLPGA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나섰다가 컨디션 난조로 기권한 바 있다. 8월 1일에 끝난 브리티시 여자오픈 후에는 나흘 뒤 제주에서 열리는 제주 삼다수 오픈에 출전해 우승했다.

에비앙 챔피언십의 박성현. /에비앙 챔피언십 인스타그램 캡처

박성현은 9월22일 현재까지 올 시즌 KLPGA투어 대회 16개에 참가했다. LPGA대회는 5개를 치렀다.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열렸던 KLPGA 시즌 개막전 현대자동차 중국 여자오픈을 제외하면, 올해 3월 24일 LPGA투어 KIA클래식을 시작으로 9월 18일 끝난 에비앙 챔피언십까지 1.3주에 한 번 꼴로 대회에 나섰다.

박성현은 현재까지 올 시즌 KLPGA투어 7승, 시즌 상금 12억1356만6667원을 기록 중이다. 다승과 상금 1위를 달리는 것은 물론이고, 상금 부문에서는 벌써 역대 한 시즌 최다상금액을 돌파해 신기록을 세웠다. LPGA투어 5개 대회에서 거둬들인 상금만으로도 올 시즌 LPGA투어 상금랭킹 40위권 진입이 사실상 확정적이라 내년 시즌 미국 진출 티켓도 예약했다.

박성현이 압도적인 실력으로 올 시즌 거둔 기록은 놀라울 정도다. 그러나 그 기록을 이루기까지 그가 감행했던 강행군은 ‘혹사’라고 표현해도 지나치지 않다.


벌써 기권 두 차례

박성현은 7월 BMW 챔피언십에서 기권했고, 8월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에서도 중도 기권했다.


박성현이 지난 8월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2라운드에서 갑자기 추워진 날씨 때문에 추위를 이기기 위해 점프하고 있다. 박성현은 2라운드 도중 기권했다. /마니아리포트
박성현의 행보가 불안해 보이는 건 지난해 전인지(22, 하이트진로)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전인지는 지난해 KLPGA 대회 19개, LPGA 대회 8개에 참가했다.전인지는 지난해 10월 초 일본여자오픈에서는 우승을 차지하며 한-미-일 메이저 석권 기록까지 세웠다.

그러나 이후 컨디션이 급격히 떨어졌다. 그는 10월 말 KLPGA투어 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는 기권했고, 11월 초 ADT캡스 챔피언십에서는 프로암까지만 치른 후 어깨 통증을 이유로 참가를 포기했다. 당시 팬들 사이에서는 전인지의 혹사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전인지 역시 올해 박성현과 똑같이 7월 US여자오픈 직후 참가했던 BMW 챔피언십에서도 기권한 바 있다.

여름을 지나 기온이 낮아지기 시작하는 시즌 후반부에는 선수들의 몸이 굳어져 부상 위험이 더 커진다. 여기에 강행군 뒤 몰려오는 피로까지 겹친다면? 한국과 미국 투어를 빡빡하게 오가는 일정은 필연적으로 시즌 후반 컨디션 난조를 부른다. 심할 경우 부상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박성현이 지난 8월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2라운드에서 갑자기 추워진 날씨 때문에 추위를 이기기 위해 점프하고 있다. 박성현은 2라운드 도중 기권했다. 사진=마니아리포트 자료사진


올 시즌 30개 대회 출전?

박성현은 올 시즌 한국과 미국투어를 오가며 21개 대회에 참가했다. 23일부터는 미래에셋대우 클래식에 참가한다. 이 대회를 포함해 올 시즌 남은 KLPGA투어 대회는 8개다. 그리고 10월 인천에서 열리는 LPGA투어 하나은행 챔피언십이 있다.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는 이렇게 총 9개가 남아있다. 남은 대회에 모두 나갈 경우 박성현은 올 시즌 총 30개 대회에 참가하게 된다.

박성현은 이달 초 열린 이수그룹 KLPGA 챔피언십 도중 인터뷰에서 “남은 대회에 빠짐 없이 나갈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아픈 데는 없다. 대회를 쉼 없이 뛰었으니까 마지막 날 갈수록 힘든 감은 있지만 집중력으로 버텼다. 아직은 할 만한 것 같다”고도 했다.

LPGA투어 상위 레벨 선수들도 참가 대회 수는 많다. 현재까지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19개,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이 22개 대회에 나섰고, 올해는 여기에 추가로 리우올림픽도 열렸다.

그러나 박성현의 경우 한국과 미국, 유럽을 오가야 했고, 충분한 시차적응 및 휴식 시간 없이 곧바로 경기를 치러야 하는 살인적인 일정이었다. 지난해 ‘전인지 혹사 논란’ 때 공론화가 됐던 프로암 참가 문제도 있다. KLPGA에서는 스타 선수라면 매 대회마다 프로암에 참가해야 한다는 암묵적인 의무도 해당 선수에겐 부담이다.

또 KLPGA의 경우 선수들에게 가혹한 로컬 룰도 있다. KLPGA 규정 14초 차항에 따르면 디펜딩 챔피언이 대회에 별다른 이유(천재지변, 본인 출산, 결혼 및 입원치료, 4촌 이내 친척 사망 또는 위원회에서 판단해 인정될 경우) 없이 불참할 경우 상금을 전액 회수한다고 돼 있다. 박성현은 미래에셋대우 클래식과 30일 개막하는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의 디펜딩 챔피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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