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여제’ 박세리(39, 하나금융그룹)의 공식 은퇴식이 열린 13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장. 행사장에 특별한 손님의 얼굴이 보였다. 바로 ‘코리안 특급’ 박찬호(43)다.
박세리와 박찬호는 모두 1990년대 말 각각 골프와 야구에서 처음으로 미국 무대에 도전, 성공을 거둔 스포츠의 개척자다. 또한 이들이 미국에 진출해 맹활약한 시기가 ‘IMF 시대’로, 한국이 사회-경제적인 충격파를 견디고 있을 때였기 때문에 누구보다 국민들에게 희망을 줬던 스포츠 스타이기도 했다.
박찬호는 이날 은퇴식에서 취재진에게 “박세리는 나에게 있어 동반자 같은 존재였다. 박세리의 활약상을 보면서 나 역시 많은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 말을 전해들은 박세리의 대답이 재미있다. 박세리는 “아니, 저는 진짜 저와 같이 갈 수 있는 동반자를 필요로 하는 사람입니다”라고 말문을 열어 취재진을 웃겼다.
박세리는 “박찬호 선수와는 같은 시기를 지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것에 도전하고 자리를 잡아가면서 후배들에게 꿈을 키워주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박찬호는 미국과 일본 등에서 뛰다가 지난 2012년 한국 프로야구 한화에서 한 시즌을 뛴 후 은퇴했다. 하지만 박찬호는 박세리처럼 현역 생활을 마무리한 직후에 은퇴식을 열진 못했고, 2014년 올스타전에서야 공식 은퇴식을 치렀다.
박세리는 “이렇게 많은 분들의 응원을 받으면서 화려한 은퇴식을 한 건 내가 복이 많아서라고 생각한다. 행복하다”며 “박찬호 선수와는 종목이 다르지만, 이제 후배들을 위해 가려고 하는 길을 또 한 번 비슷한 방향으로 함께 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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