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경험이 내겐 큰 자산”

지난 9월 허정구배에서 국가대표 윤성호가 우승을 차지하며 2연패를 달성했다. 1997년 이후 19년 만에 나온 기록이다. 김경태, 노승열, 이수민 등도 이 대회를 통해 스타로 발돋움했다.

김경태, 노승열, 이수민. 이들의 공통점은 허정구배 우승자 출신이다. 국가대표 2년째인 윤성호도 이 우승자 대열에 합류했다. 그것도 2년 연속이다. 국내 아마추어 대회 중 가장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는 허정구배에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선수는 단 5명에 불과하다. 가장 최근 기록은 김종명(1996년과 97년)이 가지고 있다. 무려 19년 전 일이다.

“우승을 하고 나니 21세기 들어 처음 나온 2연패의 주인공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말을 듣고 저 역시 기쁨이 두 배였죠. 올해 이렇다 할 성적이 없어서 걱정이 많았어요. 그런데 덜컥 우승도 차지하고, 또 의미 있는 기록으로 골프 팬의 머릿속에 제 이름이 남게 되니 기분이 좋아요.”

올해 성적도 좋지 않았고 감도 별로였기에 두각을 보이지 못했다. 그래서 허정구배 우승까진 전혀 생각지 못했다.

“기대가 크진 않았어요. 솔직히 디펜딩 챔피언으로 체면 치례나 잘 하자는 생각이었어요. 목표도 8강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한 번 해보자.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임한 것이 좋은 결과로 나타났어요.”

우승을 한 후 부모님이 떠올랐다. “부모님은 항상 ‘할 수 있다’고 응원해주시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심어주세요.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을 차지한 순간 ‘드디어 해냈다’는 생각과 부모님이 가르쳐 준 긍정적인 마인드의 중요성이 한 번 더 되새김 되더라고요.”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니 기분이 좋다. ‘더 잘해야겠다’고 느꼈다. 선배들이 이 대회에서 우승을 하고 프로에서도 좋은 활약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국가대표의 힘

고비도 있었다. “16강전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최재훈(영신고) 선수와의 매치플레이였는데 전반에 3홀을 내주며 지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후반 홀에서 샷이랑 퍼팅이 살아나면서 2홀 차 역전승을 거뒀어요. 그 경기에서 승리한 것이 상승세의 비결이었던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골프를 시작했다. 아버지를 따라 연습장에 갔는데 프로의 권유로 ‘선수의 길’로 들어섰다. 또래에 비해 다소 늦게 시작했지만 중학교 3학년 때 건국대학교총장배중고연맹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그 땐 골프가 정말 재밌었어요. 알아가는 것이 좋았고요. 어느 정도 성적도 따라주니까 마냥 쳤던 것 같아요.”

그의 스승은 골프존 엘리트 아카데미 성시우 코치다. 17세 때 이후 쭉 성 코치의 지도를 받고있다. “국가대표를 비롯해 경험이 풍부하시잖아요. 그래서 좋은 얘기를 많이 해주세요.”

장점은 쇼트 게임이다. “퍼팅이랑 어프로치로 먹고 살았어요. 4~5m의 퍼팅은 자신 있어요. 국가대표 상비군 때 샷 미스를 막아내려고 하다 보니 쇼트 게임 실력이 늘은 것 같아요. 허정구배에서도 퍼팅이 너무 잘됐어요. 드라이버 샷은 비거리가 280야드 정도 나가는데, 20야드 정도 더 보내고 싶어요.”

국가대표 생활은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았다는 자부심이 강해졌어요. 지원도 상비군 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요. 특히 대회가 열리는 곳에서 한 달에 15일 이상 합숙을 하는데 저에겐 좋은 기회입니다. 그리고 다른 친구들의 장점을 흡수하면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다 보니 실력도 향상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고요.”

허정구배 우승으로 내년까지 국가대표를 보장 받았지만, 현재 기로에 서있다. “내년에 국가대표에 남아야 할지, 프로 전향해야 할 지 고민이에요. 골프라는 운동이 돈이 적게 들지 않잖아요. 아버지가 직장에 다니셔서 제가 운동을 여유롭게 하진 못했어요. 그래서 국가대표 생활이 제게 많은 도움이 됩니다.”


미국PGA를 향해

프로에 진출 한다면 한국PGA에서부터 인정받는 선수가 되고 싶단다. “한국PGA에서 한단계 발전 후 일본으로 가고 싶어요. 제 플레이 스타일이 아기자기한 편이라 일본투어에 맞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언젠간 미국PGA투어 무대를 꼭 밟아보고 싶어요.”

일본투어(JGTO)에서 활약하는 김경태의 플레이를 본받고 싶다. “김경태 프로님과 연습 라운드를 했어요. 신기할 정도로 볼을 자유자재로 보내고 싶은 곳으로 보내더라고요. ‘저렇게 하려면 얼마나 많은 연습을 해야하나’ 생각이 들었어요.” 프로에 진출한다면 스스로 꼽은 장점은 많은 경험이다. “또래에 비해 프로 전향이 늦는 것이 사실이에요. 하지만 국가대표를 하면서 많은 국제대회에 출전하고 있어요. 톱 클래스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면서 경기 운영 능력을 배워가고 있어요. 이 경험이 프로에서도 좋게 작용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윤성호>
나이 : 21세
학교 : 한국 체육대학교
주요 성적 : 2015, 2016년 허정구배 2연패, 2015~2016 국가대표


자료 제공 : THE GOLF (www.the-gol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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