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이 즐거운 여행7 | 일본-동북지역②-산과 트래킹] 자연과 하나가 되는 또 다른 감동

입력 : 2017.05.23 09:52

일본 사람들은 산에 대한 종교적 의미를 부여하고 숭배하며 각종 의례를 행하는 산악신앙을 믿고 있다. 그래서 각 지역마다 예로부터 이어져 오는 산과 관련된 이야기가 많고, 각종 영화와 작품의 모티브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각별히 산에 대한 의미를 두며 아끼고 보존한다. 특히, 명산이 많아서 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는 일본 동북3현(이와테, 아오모리, 아키타)과 홋카이도(북해도)로 이어지는 일본 북부의 아름다운 산과 트래킹 코스는 자연과 하나가 되는 또 다른 감동과 힐링을 경험할 수 있다.

이와테 현(岩手縣)

하치만타이 늪. [시니어조선]

이와테 현에는 1,613m의 ‘하치만타이(八幡平)’가 대표적이다. 일본 100대 명산 저자인 후카다 규야는 “하치만타이는 광대한 고원 곳곳에 자리를 잡은 소박한 산들과 온천탕, 풍치 있는 늪, 북방 특유 수림이 어울려 일대가 낙원을 이루며 커다랗고 평탄한 벌판만이 아닌 완만한 경사와 고저가 있는 고원이다”라며 “기분 좋은 평원을 걷다가도 울창한 원시림에 들어가기도 하고 하나의 언덕을 넘었다고 생각하면 어느 사이엔가 늪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런 변화와 아름다운 풍경이 재미있는 곳이다”라고 ‘하치만타이’를 표현하고 있다.

계절별 하치만타이의 경관과 트래킹 코스. 6월 초가 되면 하얀 물파초가 피기 시작한다.

북위 40도 부근에 위치한 하치만타이는 오오우산맥 북쪽에 있는 산군이다. 이와테 현과 아키타 현에 폭넓게 펼쳐진 순상 화산이다. 넓은 고원 위에 여러 형태로 화산 기원의 작은 봉우리가 솟아나 있고 그 사이에 수많은 늪지대나 습원이 범재하고 있다. 하치만타이 주변에는 많은 온천지대가 있고 특징 있는 온천이 다수 용출되고 있다. 정상 가까이에 도우시치 온천과 후케노유 온천이 있고 아키타 현 쪽으로 가면 화산 지옥을 볼 수 있는 지역으로 하얀 유황 가스와 온천탕, 진흙 화산 등을 볼 수 있는 고쇼가케 온천과 다마가와 온천 등 유명한 온천이 많이 있다.

이와테산의 천연 기념물인 화궤류.

이와테 현의 또 다른 명산으로 이와테산(岩手山 2,038m)이 있다. 후카다 규야는 “기차 창밖으로 바라보는 산 모습 중에서 가장 멋진 산중에 하나일 것이다”라고 극찬하고 있다. 약 70만 년 전에 분화로 인하여 생성이 되었고 1731년의 분화로 인하여 북동쪽 산록에 용암류가 발생 국가 특별 천연기념물인 야케하시리 용암류가 발생하여 현재의 하치만타이 시 촌락 주민들이 피난하기도 했지만 2004년부터는 모든 등산로가 출입이 가능해졌다.

이와테산에는 7개의 등산코스가 있다. 그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2개 코스로 오미사카(御神坂)코스와 우마가에시(馬返し)코스가 있다. 우마가에시(馬返し)코스는 가장 잘 알려진 코스로 삼림 속을 지나며 8합목부터는 시야가 트이면서 정상을 바라보면서 자연과 하나가 되는 쾌감을 맛볼 수 있다. 4시간 정도면 올라갈 수 있는 코스이다.


홋카이도(北海道-북해도)

다이세츠산의 오하치다이라.

홋카이도에는 일본 100대 명산 중 9개가 있으며, 그중 가장 높고 대표적인 산은 다이세츠산(大雪山 2,290m)으로 1934년 12월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홋카이도의 지붕이라고도 불린다. 다이세츠산은 하나의 고유 명칭이 아니라 다이세츠산 국립공원 지역 속에 있는 연산들의 총칭이다. 다이세츠산에는 크게 기타 다이세츠(北大雪), 오모테 다이세츠(表大雪), 히가시 다이세츠(東大雪), 도까찌 연봉(十勝連峰)의 네 구역으로 나뉘고 아사히다케(旭岳)는 총칭으로 불린다.

고로타 곶에서 스코톤 미사키로 가는 트래킹 코스.
리시리잔(위 좌측), 안고 있는 애도 힘들어 던진다는 험난한 코스(위 우측). 니시우에도마리 어항(아래 좌측), 리시리잔에서 내려다 본 구스가타(아래 우측)

홋카이도 최북단에는 아름다운 레분섬(礼文島)과 리시리섬(利尻島)이 있다. 레분섬에는 야생화가 만발한 트래킹 코스가 4개가 있으며 2시간에서 6시간까지 자신의 체력에 맞추어 트래킹 코스를 선택하면 된다. 바다를 끼고도는 트래킹 코스는 많은 이들이 감탄하는 코스이다.

리시리섬은 최북단 바다 위 하늘을 가리킨 리시리잔의 뾰족함이 북극을 가리키는 섬이다. 리시리잔(利尻山 1,721m)은 원뿔꼴의 특징을 가진 코니데형의 휴화산으로 ‘리시리 후지’라고도 불리기도 한다. 산기슭은 주위 63km로 평탄하게 되어 침엽수림을 중심으로 풍부한 삼림대가 해안선까지 펼쳐져 있지만 산 위는 화산암의 붕괴가 심하고 경사가 심한 암벽이나 날카로운 바위를 형성하고 있어 남성적이고 박력 있는 경관을 가지고 있다.


아오모리 현(靑森縣)

5월 중순, 잔설의 핫코다산 전경.

일본 동북지방에서 가장 유명한 산은 핫코다산이라 할 수 있다. 아오모리 현에는 4월 후반부터 이어지는 일본 3대 벚꽃의 명승지인 히로사키성의 벚꽃축제와 함께 핫코다산 설상산행과 스카유에서 야치까지 이어지는 8.1km의 설벽을 경험할 수 있다. 또한, 가을이 되면 너도밤나무 단풍이 마치 황금색을 띠고 있어 일본 전역과 해외에서 찾아오는 등산객과 관광객들이 많다. 또한, 표고 920m에 위치한 스카유온천은 강산성의 성분으로 병을 치료하기 위해 만든 일본 최초의 국민보양온천 1호이다. 그 외 1,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남녀 혼탕인 센닌부로(千人風呂)가 유명하여, 등산 후에 피곤함을 씻어 버리는 힐링을 누릴 수 있다.

구즈레야마(위 좌측), 쥬니코(아래 좌측), 시라카미의 심볼 아오이케(우측)

아오모리 현과 아키타 현의 경계에 있는 세계 자연유산인 ‘시라카미산지(白神山地)’가 있다. 전체 규모 약 13만 헥타르에 이르지만, 그중 1만 7천 헥타르가 세계 자연 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다. 원시림 상태로 남아 있는 이곳은 사계절의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주고 등산객의 마음을 매료시킨다. 시라카미산지의 거의 모두가 너도밤나무 원시림으로 그 넓이는 세계 최대급이다. 이곳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원령공주’의 배경이 된 곳으로도 유명하며 동식물의 보고이기도 하다.

시라카미 산지에는 쿠즈레야마(崩山)를 배경으로 한 33개의 호수가 존재한다. 호수 근처에 쿠즈레야마에 올라가 내려다보이는 호수를 쥬니코(十二湖)라고 불리는데 1시간 30분 정도면 산책할 수 있다. 호수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곳은 아오이케(靑池)로 호수 바닥에서 나오는 차가운 샘물의 영향으로 수온이 매우 낮아 플랑크톤이 살 수 없다고 하며, 빛의 각도에 따라 수시로 변하는 호수의 색깔이 자연이 주는 아름다운 그 자체이다. 33개의 호수를 전부 돌아본다면 3시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아키타 현(秋田縣)

아키타의 명산 ‘쵸카이산’(鳥海山 2,236m)은 야마가타 현과의 경계에 위치하고 있다. 수려함으로 인해 ‘아키타 후지’라고 불리며 후지산과 같은 성층 화산으로 산록 주위 120km를 자랑하는 동북지방에서 히우치가다케(2,356m)에 이어 제2의 고봉이다.

6월 말 잔설의 쵸카이산(좌측 위아래), 호코다테 등산로 출발점의 목도(우측).
쵸카이산 쵸카이호 주변에 만발하게 핀 하쿠산이치게.

쇼나이 평야 위에 우뚝 솟아오른 웅대한 위용과 아름다운 능선이 이루어 내는 수려한 산의 모습을 볼 수 있으며 표고 2,236m인 신잔(新山)을 최고점으로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면서 산기슭을 펼쳐지는 장관은 동북 제일의 명봉으로 불린다. 쵸카이호에는 천연기념물인 모리아오 개구리가 서식하고 이치노 다키 폭포를 비롯하여 니노다키 폭포 등 아름다운 폭포가 많아 귀중한 자연의 보고로 알려져 있다. 밝은 날이라면 동해에 투영하는 쵸카이잔의 그림자는 신비로움 그 자체이다. 등산 코스는 13코스가 있지만 호코다테(鉾立)를 출발하여 정상을 갔다 오는 방법과 호코다테를 출발하여 사루쿠라구치로 가는 코스가 가장 일반적이다.


*자료제공 : 아오모리, 아키타, 이와테, 홋카이도 서울사무소/ 혜초여행사 우제붕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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